그날부터, 우리는 다시는 같은 풍경을 걸을 수 없었다.
"나는 정말 건강 체질이야."
도하는 늘 건강했고, 아픈 날이 드물었다.
체격도 좋아서, 운동선수냐는 질문을 자주 받았을 정도였다.
그런 도하가 음식이 잘 삼켜지지 않는다며 검진을 받으러 갔고
위암 진단을 받았다.
수면 내시경이 끝나기도 전에, 육안으로 보고 알았다고 했다.
의사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누가 봐도 악성 암입니다. 수술해야 합니다.”
그 순간,
세상에서 나만 멈춰 있는 느낌이었다.
사업 실패 후 빠듯하게 살던 우리였지만,
불과 며칠 전, 우리는 아이들과 워터파크에 다녀왔다.
도하는 물놀이하는 아이들을 보며 조용히 말했다.
“앞으로 이렇게만 살면 좋겠어.”
"우린 벌써 남들 힘든 날을 다 산 것 같아. 앞으로 좋은 날이 더 많을 거야."
이런 대화를 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다.
그날의 대화가 기억 속에서 흑빛으로 변해 가는 순간
수면 내시경을 마친 도하가 병실 문을 열며 개구쟁이처럼 웃으면서 들어왔다.
"검사 별거 아니네."
"근데...
너 표정이 왜 그래?"
"...................."
아무 말 없는 나에게 심각해진 표정으로 도하는 다시 물었다.
"설마...
.... 아니지?"
나는 머뭇거리다,
무덤덤하게 툭—
"여보, 암 이래..."
얼굴을 보며 말할 수는 없었다.
무슨 말도 만들어서 하고 싶지 않았다.
울고 싶었지만, 울지 않았다.
울면, 다 무너질 것 같았으니까.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우리는 다른 곳을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집에 오자마자 같이 사는 시어머니께서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으셨다.
"검사 잘 받았어? 결과는?"
"결과는 2주 걸린대요."
약속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같은 대답을 했다.
가족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지 정리할 수 있는, 2주의 시간을 벌어 안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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