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의 의미와 그 결과
안녕하세요. 다정한 상담쌤입니다.
얼마 전 다시 ‘나의 아저씨’를 보고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를 남기고 싶어 졌습니다.
“왜 이렇게 외로운 걸까.”
“내가 너무 소심해서 그래.”
“다들 바쁜데, 내가 괜히 기대했나 봐.”
마음속에서 이런 생각들 되뇌는 날 있으신가요?
사람들 속에 있어도, 관계를 맺어도,
어딘가 마음 한켠은 늘 허전하고 쓸쓸했던 경험
누군가 가까이 오면 좋겠다고 바라면서도,
막상 다가오는 온기를 느끼면,
무의식 중에 한 발 물러났던 경험
가까워질수록 더 조심하게 되고,
괜히 기대했다가 실망할까 봐,
차라리 선을 그으며 혼자가 되기를 택한 순간들.
그리고는 다시, 스스로를 탓하게 됩니다.
‘나는 왜 이럴까.’
‘내가 이상한 걸까.’
‘그냥 나란 사람은 원래 이런 거겠지.’
이런 마음은 언제나 문득 찾아올 수 있습니다.
주인공 지안이를 통해 본 외로움과 선택
드라마 ‘나의 아저씨’ 속 지안이는, 처음부터 외로운 아이였습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상처받는 게 일상이었고, 누구에게 기대는 법도, 기대할 수 있다는 상상조차 하지 못하는…
지안이에게 외로움은, 선택이라기보다 운명처럼 주어진 것 같았지만 드라마를 보다 보면 알게 됩니다. 그녀 역시 삶의 어느 순간부터 스스로 외로움을 '선택' 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사람을 믿지 않기로,
마음을 열지 않기로,
기대지 않기로.
어쩌면 지안이의 그 선택은 때로는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선택'으로 보여요.
심리학자 윌리엄 글래써의 현실치료 <선택이론> 이 있습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우리의 감정과 행동은 모두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선택'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당신이 혼자 있기로 한 것도, 외로움을 느끼며 관계를 조심스럽게 다루려는 것도, 어떤 욕구가 채워지는 것 일 것입니다.
상처받지 않으려고, 실망하지 않으려고,
더 깊게는 당신이 사랑받고 싶고,
이해받고 싶고, 소속되고 싶은 깊은 욕구
로 인해 선택한 결과라는 것입니다.
어떻게 들리시나요?
차라리 혼자가 덜 아프다고 그렇게 결심하고 있던 지안이 역시, 가장 괜찮다고 믿는 길을 나름대로 선택하고 스스로를 보호한 거겠지요. 그 선택이 약하고 힘이 없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사실 우리는 마음 깊은 곳에
'연결되고 싶다'는 본능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아주 오래전, 인류가 생존을 위해 무리 지어 살던 시절부터,
‘혼자’는 곧 위험이었고, ‘함께’는 생명이었습니다. 그래서 현재도 인간의 본능은 ‘관계’를 갈망합니다.
외로움을 느끼는 건, 당신 안에 여전히 살아 있는 그 본능이 보내는 신호라 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와 함께 할 '가치가 있는 나'라는 것 그리고 내 안에 '연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알려주는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하지만,
지안이처럼 외로움을 선택한 결과는 어땠나요?
더 깊은 고립, 더 깊은 침묵,
말하고 싶은 순간에도 꾹 삼키게 되고,
도움받을 기회가 와도 손 내밀 수 없게 되는 장면들…
외로움을 선택한다는 건,
다른 가능성의 문을 스스로 잠그는 일
외로움을 선택한 결과는, 이렇게 두 가지 얼굴을 가집니다. 나를 지키는 동시에, 나를 목마르게 만드는 것이지요.
지안이에게 작은 변화가 찾아옵니다. '동훈'이라는 사람을 만나면서요. 그는 지안이를 다그치지 않았고,
섣불리 판단하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곁에 있어주고 술 한잔 따르는 장면들 떠오릅니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외로움을 선택하는 대신, ‘연결’이라는 새로운 선택을 시도하는 지안이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외로움의 시간을 통해 우리는 조용히 나를 돌아보고, 내 마음의 속도를 다시 찾는 시간이 갖기도 합니다. 그렇게 충분한 보호와 따뜻한 누군가를 만나며 아주 미세한 결핍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누군가와 소소한 일상을 나누고 싶은 순간이 오고, 누군가 곁에 있어주는 따뜻함을 그리워하게 됩니다.
외로움은 끝이 아니라, 다음을 준비하는 숨 고르기입니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말고 스스로를 자책하지도 않았으면 합니다. 당신은 외로움 속에서도 여전히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연결을 꿈꾸는 당신의 마음은, 언젠가 꼭 따뜻한 만남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외로움을 선택한 나를 인정하고,
아주 천천히 연결을 향해 걸어가는 길
제가 상담실에서 경험한 것을 떠올려 봅니다.
(다양한 내담자분들의 이야기를 편집하여 소개합니다)
한 내담자께서 사람들 사이에서 너무 쉽게 상처받는 자신을 '유별나다'라고 표현하시더라고요. 누군가 조금만 거리를 좁히면 오히려 불편하고, 그래서 결국 스스로 혼자가 되는 쪽이 편하다며 '나는 원래 이런 성격이라 그래요'라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말 뒤에는 조용한 쓸쓸함이 숨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깊은 관계를 누구보다 원했지만, 실망하고 다치는 경험이 두려워서, 스스로 외로움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마음이 느껴진 것입니다. 상담을 통해 그걸 이해하고 공감받자 그분은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나는 외로움을 선택할 만큼,
내 마음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구나.’
그렇게 자기 자신을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다른 선택을 시작하셨어요.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과 조금씩 눈을 맞추고 아주 작은 인사, 아주 짧은 대화부터 천천히 시작하셨어요. 그 작은 시작이 일상에 큰 변화를 가져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든 당신도 내가 외로움을 선택했던 이유를 알게 된 지금, 조금 다른 길을 걸어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외로움을 선택했던 시간은,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그 시간 속에서 당신은 자신을 지켜내고 자신을 돌본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혹은 언젠가 다시, 세상과 조금 더 부드럽게 연결될 준비를 하고 있고 하고 있는 것입니다.
조급해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은 이미 충분히 의미 있는 길 위에 서 있습니다.
지안이가 그랬던 것처럼.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당신 역시 그럴 수 있습니다.
오늘 누구보다 나에게 다정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 작은 실천 제안 ✨
1. 하루에 한 번, 나를 다정하게 불러보기
거울을 보면서, 혹은 마음속으로
“괜찮아, 잘하고 있어.”
“나는 충분히 좋은 사람이야.”
이렇게 스스로를 부드럽게 불러주세요.
외로움 속에서도 ‘나’를 가장 먼저 인정해 주는 일입니다. 샤워하는 시간 세수하는 시간도 활용할 수 있어요.
2. 햇빛 아래서 10분 산책하기
따뜻한 햇살을 느끼며 잠시 걷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살짝 열리고 숨통이 트입니다.
특별한 목적 없이,
그저 하늘을 보고 바람을 느끼는 산책이면 충분합니다.
3. 감사한 것 하나 적어보기
오늘 하루,
아주 작고 소소한 고마움을 하나 적어보세요.
'따뜻한 커피 한 잔, 편안한 침대,
나를 걱정해 주는 친구'
감사하는 마음은
외로움에 균열을 만들어주는 작은 빛입니다.
4. 마음 가는 곳에 짧은 메시지 보내기
누군가에게 꼭 대단한 말을 할 필요는 없어요.
“생각났어, 잘 지내지?”
“문득 네가 궁금했어.”
이렇게 짧게라도 마음을 건네는 것이,
나와 세상을 연결하는 다리가 되어줍니다.
5. 좋아하는 것을 ‘혼자서’도 즐기기
좋아하는 책, 노래, 영화, 취미를
나 혼자라도 충분히 누려보세요.
혼자하는 시간 속에서 나를 소중히 여기는 법을 배우면어느 순간 외로움이 더 이상 겁나지 않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