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도 다정할래
상담실 안에서, 그리고 그 밖에서
상담을 하다 보면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지만
어느 순간,
내 안에 묻어 있던 감정이 함께 반응할 때가 있습니다.
처음엔 그게 상담자로서의 부족함인 줄 알았습니다.
더 중립적이어야 하나, 더 잘 분리해야 하나
스스로를 자주 점검했으니까요.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느낍니다.
어쩌면 그게 상담의 진짜 모습일 수도 있다고요.
누군가를 이해하려다 보면
그 사람의 감정에 나의 감정이 투영되고,
결국엔 나를 돌아보게 됩니다.
그것을 나누면서 서로 성장합니다.
상담실에서 만난 이야기들이고,
상담이 끝난 뒤 혼자서 되뇌던 저의 마음들
어떤 건 내담자의 감정이었고,
어떤 건 그 감정을 듣고 떠오른 저의 기억
이런 것들을 글로 담아보려 합니다.
관계는 늘 쉽지 않습니다.
좋아서 다가갔다가도
실망할까 봐 거리를 두고,
가깝지만 말은 꺼내지 못하고,
상처받고 또 기대하며 살아갑니다.
‘밉다’고 느끼면서도 계속 생각나고,
‘서운하다’고 말하지 못한 채 혼자 삭이고,
‘부럽다’는 감정을 부끄러워하고.
그런 감정들에 대해
조금 느리게 생각해 보는
노크하고 대화해 보는 글을 써보려 합니다.
잘 정리된 해석이기보다는,
상담사이기도 한 명의 사람으로서
관계 속에서 여전히 느끼고 배우고 있는 과정과 고백을
남겨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