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손톱과 거짓 나
가끔 네일아트를 하고 나면 손이 참 예뻐진다.
예쁜 색과 반짝이는 손톱, 길어 보이는 내 손가락
한편으로는 나 자신이 조금 더 세련된 것 같다.
사람들이 “예쁘다, 진짜 잘 어울린다” 말해주면
기분이 좋아진다.
처음 네일아트를 받아 본 건 큰 딸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며 유난히도 작고 통통한 손과 손가락의 가시살들이 신경 쓰여하길래, 입학 선물 겸 같이 네일숍을 찾았던 날이었다.
반짝이는 샘플들을 보며 아이의 눈도 반짝였다.
그러던 중, 네일아트 선생님이 말했다.
“아이들은 손톱 영양분이 충분해서 금방 떨어져요.”
그리고 덧붙였다.
“손톱 표면을 좀 긁으면, 더 오래 붙긴 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마음 한편이 저릿했다.
손톱에 상처를 내야 더 잘 붙는다는 말 때문이었다.
그건 우리가 살아내는 방식과 닮아 있었다.
예쁘게 보이기 위해, 인정받기 위해, 가끔 나도 모르게 내 마음에 작고 보이지 않는 상처를 내며 그 위에 ‘단단해 보이거나 좋아 보이는 어떤 껍질’을 덧붙여 살아내기도 하는 방식 말이다.
이 가짜손톱은 처음엔 만족스럽다.
그런데,
손을 씻거나 물건을 잡을 때마다 조심스럽고,
머리를 감거나 긁을 때는 고통에 움찔하고 불편하다.
순간순간 손톱 위아래의 작은 틈으로 통증도 느껴진다.
겉보기엔 참 예쁘지만, 그걸 유지하기 위한
미세한 고통이 계속 일어난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맞추며, 기대에 어긋나지 않으려 만들어온 껍데기 속 자기 역시 그렇다. 그건 보기엔 반짝이고, 관계 속에서도 잘 어울리지만, 내 안 어딘가에서는 “이건 내 모습이 아닌데”라는 메시지가 들린다. 너무 미세해서 내가 알아차리지 못할 때도 있지만 분명 불편하고 어긋난 무언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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