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와 감정의 시작

옹알이

by 다정한 상담쌤 ㅣ나를

관계의 시작 — 감정의 탄생 전


밤이 깊어가는데, 둘째는 잠들지 못하고 이불을 덮었다 내렸다 하며 오늘 있었던 다 못한 이야기를 줄줄이 털어놓는다. 말이 끝나면 잠시 조용하더니, 또다시 이야기가 이어진다.

나는 “이제 자자” 하면서도,

그 끝없는 재잘거림이 사실 싫지 않다.


“어쩜 그리 말을 재밌게 할까? 소윤이는 아가 때도 옹알이가 많았어, 그래서 이렇게 재잘 공주님이 되었네”


아이는 옹알이가 무슨 뜻이냐며 발음을 재밌어한다.


아기는 말을 배우기 훨씬 전부터 옹알이를 한다. 그건 단순한 발성이 아니라, 혀와 입술, 볼 근육을 조절하며 말을 하기 위한 기본기를 준비하는 훈련이다.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아이의 옹알이게 계속 호응하며 기저귀를 갈고 수유도 하고 ‘그랬어, 그랬지’ 엄마만 알아듣는다는 듯 대꾸도 한다.


이 과정은 구강구조 등의 신체적 발달만으로 설명되진 않는다. 사실 아기가 내는 소리는 언제나 누군가를 향해 있다. 엄마가 눈을 맞추고, 얼굴을 비추며, 비슷한 소리를 내어주면 그 작은 생명은 ‘세상이 나에게 반응한다’는 감각을 배운다.

이 상호작용이 즉, 관계의 첫 시작이 된다.


신경과학에서는 이를 ‘미러링(mirroring)’이라고 부른다. 이미 인간 아기의 뇌 속 거울신경세포가 엄마의 표정과 소리를 모방하며 활성화되고, 그 과정을 통해 감정의 조율 능력이 발달한다는 결과이다. 엄마의 부드러운 미소와 억양은 단순한 외적 반응이 아니라, 아기의 정서조절 회로를 자라게 하는 생리적 자극이 된다. 먼저 관계가 맺어져야 언어발달도 시작된다.


감정은 언제부터 생길까?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다정한 상담쌤 ㅣ나···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힘든 세상, 나라도 다정할래’. /유쾌함+진지함 전문상담사. 일상을 살아가며 혹은 상담시간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기록해보겠습니다.

113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5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34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