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없는 금요일 밤이란 왠지 허전해(7번 유형)

<꾸꾸의 에니어그램 성격이야기 1부>

by 꾸준함의 꾸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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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번 유형 '나는 열정적입니다'

7번 유형을 이해하는 핵심 문장은 '나는 즐겁고 열정적입니다'입니다.


라흐티님: 외출하는 게 힘들어진 건 6개월 전부터였어요. 처음엔 그냥 집에서 쉬고 싶었어요. 쉬다 보니 나가는 게 귀찮아지고 부담스러워지더라고요. 집에서 딱히 하는 것도 없는 데 무기력해져서 음식도 배달시키고 씻지도 않고요. 밖에 나가는 대신 온 라인 쇼핑하면서 기분전환했어요. 처음엔 액세서리류를 사다가 옷을 샀고요. 나가지도 않은데 그런 걸 사는 게 앞뒤가 안 맞긴 한데, 쇼핑하면서 물건 고르는 순간이 뭔가 좋더라고요.


막상 택배 도착하면 뜯어보지도 않아요. 똑같은 거 또 사기도 하고. 지금 마음은... 좀 혼란스럽고 저도 안 그러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돼요. 뭔가 저도 잘 살고 싶은데, 그래서 열심히 살았던 때도 있는데 그 즐거움이 오래가질 않았어요. 허하고 아무것도 없는 것 같고, 그럼 다시 무언가 할 걸 찾아서 했어요. 근데 모르겠어요. 열심히 살아도 행복하지 않았거든요.


헬싱키님: 상담 시간 딱 1시간 반 맞죠? 네가 상담 뒤에 약속이 있어서요. 9월요? 스케줄이 좀 있죠. 일단 요즘 스페인어를 배우고 있는 데 학원에 가서 배워요. 딱히 배워야 할 이유는 없는데 언어 배워두면 좋잖아요. 둘째 주 주말에는 친구들이랑 캠핑 갈 거고 셋째, 넷째 주말은 아마 쉬는 날 없이 일할 거예요. 회사에서 이벤트 준비하는 기간인데 원래 밤도 새우고 그러거든요. 주중에는 일 끝나면 주 2회 운동하러 가고요.


아 맞다! 친구들이랑 여행 가기로 했는 데 이야기하다 보니 스케줄이 겹치네요. 다시 조율해야겠어요. 제가 바쁘게 사는 이유는 전 좀 지루한 걸 안 좋아하는 거 같아요. 새로운 경험이 좋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게 좋아요. 그게 제게 중요하고 그래서 일상이 빡빡한 편이죠. 연애할 때 힘든 건 상대방이 저한테 의지를 많이 하는 부분? 기대를 많이 하는 부분?이에요.


마지막에 헤어진 사람한테 "내가 네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지 모르겠다. 우선순위 안에 있긴 한 거니?"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런 말 들으니 미안하기도 하고. 그런데 또 제가 상대방에게 집중한다는 이야기를 못 하겠더라고요. 해야 할 것, 하고 싶은 게 많아서요. 상대방은 제가 좀 더 신경 써주고 가깝게 다가오길 바라는 데 그 부분을 맞추는 게 어려워요.


포리님: 제가 하는 일 특성상 협업이 정말 중요해요. 이번 프로젝트에서 제가 팀 리더를 맡았는데 사람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합의점을 찾는 역할을 맡았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회의를 했어요. 회의 시에는 직급과 이름 빼고 닉네임으로 불러요. 자리도 제가 중간에 앉지 않고 둥근 테이블에 앉고요. 지정석 없이. 평등한 분위기에서 팀원들이 각자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고, 자신의 강점이 발휘돼요.


이번에도 팀원 한 명이 휴식 시간에 가볍게 한 말을 다른 팀원이 그 아이디어를 구체화했어요. 팀원들도 재미있어하고 결과적으로 프로젝트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어요. 저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받고 문제를 해결할 때 삶의 기쁨을 느껴요. 의견이 안 맞을 때가 물론 있죠. 그때는 상대방의 입장과 의견을 이해하면서 동시에 제 생각도 명확하게 전달합니다.


감정적으로 힘들 때는 잠시 저만의 시간을 가져요. 제 자신을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다고 힘든 감정이 없는 건 아니니까요. 아침에 일어나서 혼자 걷는 산책 은 제 최고의 휴식 시간이에요.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느끼고 바라보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궁극적으로 감정을 바라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저 자신과 상황을 좀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돼요.


7번 유형은 삶을 즐겁고 풍성하게 만들고자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는 사람입니다. 이들에게 삶은 하나의 모험이며, 경험은 곧 존재의 의미입니다. 무언가를 시작할 때 망설임이 없고, 재미와 호기심이 생기면 온 마음을 다해 몰입합니다. 주변에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해줍니다.


밝음 뒤에 어두움이 있듯 7번 유형의 내면에는 피하고 싶은 감정이 숨어 있습니다. 7번 유형은 슬픔, 외로움, 지루함 같은 감정을 힘들어하고, 그런 감정이 올라오면 얼른 다른 활동으로 감정을 피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마음이 허전할 때 여행 계획을 세운다거나, 일상에 권태가 오면 새로운 취미나 사람을 찾곤 합니다. 이런 방법이 꼭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마음속 감정은 풀리지 못하고 쌓여갑니다.


7번 유형의 중심에는 ‘지금 이 순간을 즐겨야 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현재의 기쁨에 집중하고, 고통보다는 희망과 가능성을 바라보려는 성향은 삶을 풍요롭게 만들지만, 동시에 현재의 불편함과 마주하는 것을 미루게 만들기도 합니다. 7번 유형이 과할 때 계획은 많지만 끝을 맺지 못하거나, 감정이 깊어지는 관계에서 불편함을 느끼고 거리를 두는 일도 생깁니다. 무언가에 진지하게 몰입하거나, 감정의 깊이에 머무르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풍부한 감정을 지닌 7번은 괴롭고 무거운 감정에 오래 머무르기보다는 다른 자극으로 시선을 돌리며 자신을 지킵니다. 고요하고 한적한 시간, 누군가 진심을 담아 내 이야기를 들어줄 때 비로소 마음이 열리기도 하기에 때로는 잠시 멈춰 서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감정을 바라보는 그 멈춤 속에서 진짜 자신의 마음과 마주하게 됩니다.


7번 유형의 장점은 넘치는 에너지와 낙천성 그리고 적응력입니다.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방법이 없진 않을 거야. 해보자!’라며 긍정의 끈을 놓지 않습니다. 덕분에 문제 해결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솟아나기도 하고, 모두가 지쳤을 때 기운을 북돋우는 엔진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희망을 보는 7번 유형이 있으면 그 공동체는 힘든 가운데도 금세 웃음을 찾고 다시 도전할 힘을을 얻습니다. 또한 7번 유형의 호기심과 모험심은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다른 사람이 머뭇거리는 일에도 선뜻 나서서 경험해 보고 공유해 줍니다.


7번 유형은 감정의 좋고 나쁨을 나누지 않고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자기 삶의 중심에 바로 서게 됩니다. 어떤 감정 앞에서도 도망가지 않는 여유가 7번의 성장을 이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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