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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바리 Mar 31. 2024

멈춤, 방향을 바꾸다

[나위쓰 2기] 감정을 중심으로 회고하는 에세이 글쓰기 7주차

스스로에 대한 의심으로 가득 찬 시간을 보냈다. 지금은 이러한 폭풍우의 가운데서 내가 해온 선택을 되새기고 있다. 걸음을 내딛는 순간마다 의무의 무게감만 실려오고 있다. 시간은 무자비하게 흐르고 있고, 선택한 길은 울퉁불퉁하며, 다음 갈래길은 한참 더 먼 곳에 있는 것만 같이 느껴진다. 


지금의 처지를 누군가의 영향으로 돌리는 것은 더 이상 위안이 되지 않는다. 내가 이 여정에 나선 이유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 몇 번의 선택에서 만난 실패를 직시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내가 내 선택의 결과를 혼자서 감당해야 한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상황에 구속되어 있으며, 경험의 흐름에 따라 그 모양은 다르게 나타나기 마련이다. 누군가에게 잘 동작하던 시스템은 나에게 동작하지 않을 수 있으며, 다른 사람의 성공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은스스로의 장단점을 고려하지 않고 덤벼드는 무모한 일이다.


그것을 뼈저리게 깨달은 경험들의 시간이 있었다.


인생의 답은 하나가 아니다. 그렇기에, 나에게 잘 맞는 문제와 답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성장의 기회가 있다고 말한다.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원칙이 필요하다. 내 기대와 다르게 변하는 상황에 대해 적응력을 갖춰야 한다. 날이 갈수록 기회비용이 점차 줄어든다는 것을 알기에, 앞으로 주어지는 기회를 붙잡는 것이 더욱 중요하게 느껴진다.


혼란과 불안의 몇 개월. 어두운 그림자의 시간 속에서도 희망을 마주한 순간들이 있었다. 가까운 사람들과의 대화, 몇 권의 책, 먼저 경험한 누군가의 이야기. 


며칠 전 제프 베조스의 인터뷰를 보고, ‘스스로 정한 후회 없는 삶’의 기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밤 열두 시가 넘도록, 스케치북 한 페이지 가득 80세가 되었을 때 내 모습을 적어 내렸다. 무엇을 이루었고, 무엇을 경험했을지, 상상 속의 내가 묘사한 나의 인생. 그 속에 꿈과 희망을 다시 그려 보았다.


울렁이던 가슴을 붙잡고 내가 그린 내 30대, 40대, 60대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내가 바라는 나의 미래를 위해 지금의 변화는 필수적인 것이며, 앞으로 닥칠 도전 또한,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글로 써보고 나서야 더 선명하게 확인했다. 


변하고 싶다면 세 가지를 바꾸라고 한다. 시간을 사용하는 방법, 만나는 사람, 그리고 사는 환경. 앞으로 당분간 어떻게 시간을 쓰는지, 누구와 어울리는지, 어떤 환경에서 일하며 살아갈지 더 적극적으로 재정의하려고 한다. 


티 나지 않은 상처와 실패로 배운 교훈을 앞으로의 성장의 기회에 대한 희망으로 바꾼 시간. 이 시간이 지금 정말 필요했다. 


미래가 불확실성으로 가득하더라도, 나는 내일 더 견고해질 것이라는 조용한 자신감으로 책임감을 가질 것이다. 내 인생에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되새기며,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나의 모습을 스스로 자랑스러워할 그날을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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