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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바리 Apr 09. 2024

위기는 좋은 것이다

스티븐 프레스필드, ≪행동하라≫ (레디셋고, 2014) 중



일이나 관계, 인생의 어떤 영역에서 위기가 찾아오면 언제든지 계속될 것 같은 불안감이 들 때가 있습니다. 때때로 어떤 것의 결핍만이 아니라 더 이상 채워지지 않는, ‘변화가 없는 것’에서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이 위기를 실패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패배자라는 뜻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위기가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오늘 읽은 책 <행동하라>에서는 위기란, 우리가 성장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합니다. 저자는 17년간의 시도 끝에 프로 작가로서 <킹콩 2> 영화 대본을 집필했습니다. 그런데 시사회에 제 발로 찾아온 손님은 오직 한 사람뿐이었고, 다음날 <버라이어티> 지에는 영화를 혹평하는 리뷰가 실렸다고 해요. 이후로 희망을 가져봤지만 영화는 실패했다고 합니다. 마흔두 살이었던 그는 작가의 꿈을 위해 정상적인 삶을 포기한 상태였고, 마침내 이름을 할리우드 제작사에 알리게 됐는데, 패배자, 사기꾼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때, 그의 친구가 이런 말을 해줬습니다.  


내 친구 토니 케펄먼(Tony Keppelman)이 그래서 이제 그만둘 것이냐며 나를 몰아붙였다. “당연히 아니지!” 그러자 토니가 말했다. “그렇다면 행복한 줄 알아. 넌 지금 네가 원하던 곳에 있잖아. 그렇지? 그러니까 바람도 좀 부는 거지. 변두리가 아닌 이 바닥에 있기 위해서 네가 치러야 할 값이야. 불평은 그만하고 감사해하라고.

- 스티븐 프레스필드, ≪행동하라≫ (레디셋고, 2014) 


이 부분이 특히 좋았어요. 창작자로서 결과물을 공개할 때마다 마주하는 두려움, 그리고 그 결과가 좋지 못했을 때 느끼는 자괴감과 좌절을 바라보는 색다른 관점을 얻었거든요. 저자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진정 프로가 되었음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아직 성공하지 못했지만, ‘진짜 실패'를 경험했다고 이야기하죠. 그는 작품을 한 번 완성한 경험을 한 이후, 무엇이든 마무리 짓는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극복할 장애와 성취할 목표 앞에서 쉽게 움츠러드는 우리의 모습을 저자는 저항(Resistance)이라는 단어로 표현합니다. 그리고 인생에서 진정한 만족과 행복을 찾으려면 이것에 맞서서 행동하라고 덧붙입니다. 위기는 지옥 같지만, 결과적으로는 우리에게 도움이 됩니다. 평가의 두려움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분명, 어디로든 나를 데려다줄 거라는 우직한 믿음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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