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 히스⋅ 댄 히스 , ≪자신있게 결정하라≫ 중 한 챕터 중
어떤 선택을 할 때 주로 직관을 믿거나 사회의 통념을 따르곤 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이 가져올 리스크나 갈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맹목적인 긍정적 믿음'에 이끌려 실패를 맞닥뜨리곤 좌절했죠. 경험을 통해 '실패'에서 회복하는 방법은 어느 정도 익혔지만, 가능하면 실패를 줄이고, 실패 원인을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다음 기회를 준비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칩 히스, 댄 히스의 <스위치>, <후회 없음>을 인상 깊게 읽은 후, 그들의 다른 책인 <자신 있게 결정하라>를 펼치게 되었습니다. 특히 기회비용이 걸린 '선택'에 관해 행동 과학 중심으로 분석하고 제안하는 그들의 방식이 흥미롭고 신뢰할 만했기 때문이죠.
책에서는 합리적인 결정을 방해하는 4대 악당을 소개합니다. 양자택일로 사고하는 편협한 악당, 이미 마음먹은 대로 행동하는 고집 악당, 갈등하며 시간 낭비하는 감정적 악당, 자신의 생각만 옳다 여기는 독선적 악당이 그들입니다.
이를 극복하고 나은 선택을 하도록 돕는 생각의 4단계 프로세스인 WRAP이 제시됩니다.
[자신 있게 결정하는 생각의 4단계 프로세스]
W: Widen Your Options (선택지를 넓혔는가)
R: Reality-Test Your Assumptions (가정을 검증했는가)
A: Attain Distance Before Deciding (결정 전 심리적 거리를 확보했는가)
P: Prepare to Be Wrong (실패에 대비했는가)
오늘 읽은 '검증의 과정을 거쳤는가'에서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작은 실험인 '우칭(Ooching)'이 소개됩니다. 선택의 순간, 정보가 부족할 때 섣불리 결정하기보다 먼저 발끝을 살짝 담가보는 우칭으로 가정을 검증하는 것이 실용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스타트업이 서비스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해 시제품(MVP)을 출시해보는 것과 유사합니다. 저자는 '우칭'이란 용어가 가장 와 닿지만, '시제품화', '소규모 실험'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합니다.
‘무작정 달려들지 말고 발가락부터 담가보라.’ 사실 이 개념의 대중성과 명확한 효과를 감안하면, 왜 우리가 보다 일상적으로 우칭을 활용하지 않는지 의아할 정도다. 이는 바로 자신의 미래 예측력을 지나치게 과신하는 성향 때문이다.
- 칩 히스⋅ 댄 히스 , ≪자신있게 결정하라≫ (웅진지식하우스)
저는 이 부분이 특히 좋았습니다. 실험의 결과나 행동 데이터를 맹신해서도 안되지만, 때때로 그만큼 우리는 자신의 직관이나 미래의 예측력 역시 과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간의 이러한 ‘비합리성'을 평소에 인지하고 있다하더라도 때때로 긴장 상황에서 감정을 동반하게 되는 경우에는 스스로의 결정이 합리적인지 아닌지 여부를 떠나서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고요.
저자는 미래를 예측하기보다 우칭을 실행하라고 권합니다. '시험'해 볼 수 있는데 왜 '예측'하고, 확실히 '알 수' 있는데 왜 '짐작'하는지 자문해 보라고 말이죠. 이는 확증편향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을 요약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 책의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따른다고 해서 항상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으리라 기대하긴 어려울 것입니다. 저자도 인정하듯, 우리는 계속 크고 작은 잘못된 결정을 내리며 살아가겠죠. 하지만 이 프로세스가 자기과신이 아닌 합리적 자신감으로 훌륭한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