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예민한 몸으로 살아가기

by Mindful Clara

나는 예민한 기질을 타고난 사람이다. 나의감정, 주변환경등이 몸에 큰 영향을 준다. 나이가 들수록 이 ‘예민함’은 더 강하게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요즘 나에게는,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매일의 컨디션을 좌우한다. 먹는 방식, 먹는 시간, 음식의 종류등 .. 이 모든 요소들이 내 몸의 순환, 소화, 기분에 깊이 관여한다.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기 때문에 언제든 음식을 꺼내 먹을 수 있는 환경에 있다. 아이들과 남편의 간식들, 그리고 내가 직접 만든 건강 간식들까지... 우리 집엔 늘 먹을 것이 풍성하다.


하지만 문제는, 내 소화기관이 꽤 예민하다는 것.

-채소를 충분히 먹지 않고, 고기나 탄수화물을 과하게 섭취하면 어김없이 변비가 생긴다.
-정해진 시간 없이 수시로 간식을 먹어대면 소화 순환이 뚝 끊긴다.

-아침 일찍 외출하거나 오전에 집에 없으면 화장실 신호조차 오지 않는다.

-수면의 양과 질이 소화와 장 운동에 큰 영향을 준다.

이런 내 몸의 패턴은 너무 예민해서 가끔은 짜증이 날 정도다. 술 역시 장내 환경에 나쁜영향을 주는 것 같아 올해부터 완전히 끊었다. 하루라도 정해진 규칙을 따르지 않으면 그 여파가 며칠은 지속된다. 여성호르몬 변화 역시 장운동에 크게 관여하며 예민함에 한 몫을 더해준다.

하루 이틀 화장실을 가지 못하면 온몸이 무거우면서 붓고, 집중도 안 되며, 기분도 다운된다. 최근 그런 상태가 지속되면서, ‘정말 이제는 더 철저하게 식단과 수면의 질을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무계획적인 간식 섭취는 철저하게 조절하고, 끼니만 정해진 시간에, 충분한 섬유질을 담아 제대로 된 식사를 하자고!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이 모든 걸 완벽히 지키는 건 너무나도 어렵다. 누구보다 건강하고 에너지 넘치게 살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식탐조절은 진정 힘든 일이다. 가족과 함께 살면서 내 스타일에 완벽히 맞춘 식단을 한다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남들은 야식까지 먹으면서 소화도 참 잘 시키는데, 나는 왜 이렇게 예민해야만 하는 걸까...? 조금은 억울한 기분마저 든다. 밖에서도 자유롭게 화장실 신호가 오는 사람이 부럽기까지 하다. 나는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지만, 식단을 완벽하게 컨트롤 하지 않을 때 마다 겪는 이 불편함은 가끔 많이힘들다.


하지만 예민함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걸 안다.

예민하다는 건, ‘내 몸의 작은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은 몸에 문제가 생겨도 그걸 무시하거나 느끼지 못한 채 그냥 지나칠 때가 많다.
그에 반해, 나는 어떤 음식을 먹으면 내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아주 잘 알고 있다. 어떤 생활 리듬이 나에게 맞고, 어떤 습관이 독이 되는지. 예민한 내 몸은 나를 불편하게도 하지만, 동시에 나를 지켜줄 수도 있는 것이다.


좋은 컨디션을 위해, 나는 항상 내 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살아야한다. 이미 초 예민함을 타고 났으니 어쩌겠는가.. 맞춰서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수 밖에.

keyword
이전 01화사람은 자신에게 기대되는 만큼 행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