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요리사로서의 시작
건강 요리 셰프로 일했던 내 퍼스널 셰프 시절을 돌아본다. 그 시절부터 나는 가공되지 않은 진짜 식재료(리얼푸드)를 사용한 요리를 시작했다. 나의 고객들은 건강식을 기본으로 한 특별한 식단을 요구하는 사람들이었다. 글루텐 프리, 비건, 팔레오 식단등 그리고 알러지나 건강상의 이유로 제한된 재료 속에서도 맛있고 균형 잡힌 음식을 원했다.
단백질 재료
그런 고객들이 특히 선호하던 단백질 재료는, 어김없이 닭가슴살이었다. 요즘은 조금씩 인식이 달라지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건강단백질은 무조건 닭가슴살’이라는 생각이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었다. 붉은 고기나 동물성 지방은 되도록 지양하고, 지방이 적은 닭가슴살이 최고라고 인식되었다.(붉은 고기와 지방에 대한 인식이 여러가지 연구를 통해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닭가슴 살이 좋은 재료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문제는 여기에 있었다. 한 번 요리 할때마다 3~5끼의 다른 식사를 준비해야 했는데, 메인 단백질은 거의 늘 닭가슴살이다. 그렇다고 같은 스타일의 음식을 반복할 순 없었다. 돈을 받고 요리하는 나에게는, 고객에게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을 제공할 의무가 있었다.
닭가슴살로 시작한 세계여행
나는 구글 검색을 통해 세계 음식 여행을 떠났다. 여러가지 검색어를 동원해서 적당한 레시피를 찾기 시작했다. 지중해식, 베트남식, 멕시칸식, 중동식, 아프리칸...꼬치요리, 스튜요리, 수프레시피...비건 소스, 키토 샐러드등 레시피를 찾고, 합쳐보고, 고객이 필요로 하는 식단과 좋아하는 식재료에 맞게 변형하고, 또 맛과 조리법을 조정했다. 새로운 허브와 향신료들을 배우고, 조합하고, 익숙해졌다. 그렇게 나는 매주 여러 나라의 음식을 고객의 냉장고에 채워 넣었다.
끝없는 요리의 세계
이 경험은 내 요리 인생을 완전히 바꿨다. 요리의 세계는 끝이 없었다. 발견하고, 바꾸고, 조합해서 재 탄생시키는 것이 가능했다. 다양한 나라의 음식 역사를 알아가는 것도 언제나 흥미로웠다.나는 점점 더 다채로운 요리를 익혀갔고, 새로운 감각들을 키워나갔다. ‘아 여기엔 이거보다 이걸 사용하는게 낫겠다’, '이재료는 생략해도 문제가 없겠다.' 맛이 머릿속에서 그려지게 되었고, 대충 레시피를 보면 이걸 어떻게 변형해서 사용해야 내가 원하는 요리가 나올지도 예상할 수 있게 되었다. 건강식이라고 여겨지지 않는 메뉴들도 약간의 요리상식과 창의성을 더해서 변화를 거치면 얼마든지 '건강식'으로 재탄생 시킬 수 있었다. 건강식을 해먹기 위해서 언제나 건강식만 배워야하는 건 아니다.
이렇게 제약이 많은 환경은, 오히려 나를 더 창의적인 요리사로 만들어줬다. 어느정도의 제한된 룰이 있어야 사람은 더 큰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다. 그 말은 정말 사실이었다.
배우며 나아가기
퍼스널 셰프 시절의 훈련은 나에게 요리에 대한 단단한 뿌리를 심어줬다. 최소한 나에게 새로운 시도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요리의 세계는 끝이 없다. 갈 길은 멀고, 배우고 싶은 건 셀 수 없이 많다. 기회가 되면, 혹은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세계 곳곳에 나가 많은 요리를 경험하고 싶다.
오늘도 나는 나의 주방에서 맛있는 실험을 해보며 새로운 배움을 얻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