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원래 글을 쓰는 습관이 없었다. 플래너를 구입해도 규칙적으로 쓰기가 힘들었고, 정신건강에 좋다고 말하는 일기를 통해 생각을 정리하는 것도 번번이 실패했다. 2023년 말 부터 말을 더 잘 하고 싶은 마음에 '내 생각을 글로 한번 적어보볼까?'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지만, 2025년이 오기 전까지는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그런데 브런치 연재 기능을 통해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생각보다 꾸준히 써내려가고 있는 내 모습이 신기하다. 어느새 185편의 글이 쌓였고, 주중 하루에 한 편씩 완성하는 중이다.
글쓰기가 내 삶에 준 긍정적인 점들을 정리해보면 이렇다.
1. 생각 정리
책에서 짧은 문장을 읽고 그것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하거나, 머릿속을 떠도는 잡다한 아이디어들을 글로 옮기는 과정은 매우 유익하다. 그냥 흘러가 버릴 생각들이 틀이 잡히면서, 한 번 더 깊게 다듬어진다. 그리고 정돈된기억으로 내 안에 오래 남게 된다.
2. 자기 이해와 성찰
아이들을 키우면서 느끼는 감정, 여러가지 생활 습관에 대한 고민, 두려움 같은 주제를 글로 적어본 적이 많다. 글을 쓰다 보면 내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 과정에서 나 자신을 더 잘 알게 된다.
3. 습관과 성취감
매일 글을 쓴다는 건 단순히 한 편의 멋진 글을 남기는 일이 아니라, 매일 작은 성공을 경험하는 일이다.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는데, 꾸준히 쌓여가는 글의 숫자가 주는 뿌듯함이 크다. 운동도 그렇고 글쓰기도 그렇다. 처음에는 이리저리 눈치를 보며 시작했지만, 결국 가장 큰 의미는 나 자신에게 있었다. 누군가의 칭찬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나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하루를 시작하며 ‘오늘도 해냈다’라는 성취감이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
4. 창의성 발달
글쓰기는 끊임없는 관찰을 요한다. 무엇보다 글감이 될 만한 것을 찾으려다 보니 주변을 더 열심히 탐구하게 된다. 평범했던 일상을 다양한 시선으로 보게 되니 생각의 틀이 넓어지는 느낌이다.
*예상치 못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순간이 많아지는데, 아이디어 노트를 준비해서 수시로 적어야 잊어버리지 않을 듯 하다.
5. 공감과 나눔
내가 잘 아는 분야나 관심 있는 주제를 글로 풀어낼 때,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연재중인-클린키친 다이어리) 특히 나에게 있어서, 건강요리와 습관에 관한 글은 정보 나눔의 목적이 크다. 공감을 주거나, 정보를 제공하거나, 단 한 줄이라도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면 그 자체로 의미있는 일이다. 글은 개인적인 기록을 넘어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통로가 될 수 있다.
6. 자유로운 방식, 일기의 대안
글쓰기는 꼭 일기처럼 하루하루를 기록하는 방식일 필요가 없다. 오히려 특정 주제(요리, 달리기, 건강, 육아 등)에 맞춰 쓰는 게 더 수월하다. 주제가 있으면 생각이 한곳으로 집중되고, 오히려 자유로운 표현을 편안하게 해준다.
예전에는 글쓰기가 특별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써보니, 나를 위한 글쓰기는 누구나 할 수 있고 누구나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매일 글을 쓴다는 건 단순한 기록을 넘어서, 나를 단단히 지탱해 주는 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