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한 도구가 아니라 좋은 태도
며칠 전 뉴욕타임스에서 Andrew Zimmern의 칼럼 [Relax, America, There Is Life After Nonstick Pans]을 읽었다.-괜찮아요, 논스틱 팬이 없어도 잘 살 수 있어요-
“좋은 요리는 좋은 코팅에서 나오지 않는다. 좋은 선택에서 나온다.”
논스틱 팬은 오랫동안 ‘편리함’의 상징이었다. 광고 속에서 팬 위를 부드럽게 미끄러지는 달걀은 만족스러운 요리의 기준이 되었고, '편하고 쉬워야 좋은 것’이라는 믿음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연스레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 편리함 뒤에는 환경 오염, 독성 물질, 그리고 우리가 잃어버린 요리에 대한 감각이 숨어 있었다.
나도 한때는 논스틱 팬을 즐겨 썼다. 그러다 코팅이 벗겨질 때마다 묘한 죄책감이 밀려왔다.
아직 쓸 수는 있지만, 버려야 할 것 같고, 그렇다고 다시 사는 건 환경에 안 좋을거 같고....
코팅팬과의 몇년의 씨름 끝에, 결국 나는 스텐팬과 캐스트 아이언 팬(주물팬)으로 돌아왔다.
수년간의 요리 경험이 있었기에 비교적 쉽게 내릴 수 있었던 결정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요리는 결국 연습과 관심을 필요로 한다’라는 걸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Andrew Zimmern의 말처럼, 요리의 본질은 도구가 아니라 태도다.
편리한 팬이 요리의 맛을 결정하는 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기술이다. 부드러운 열, 약간의 오일, 그리고 인내심 있는 움직임.
(그리고 실제로 스탠팬이나 캐스트 아이언 팬에서 요리를 했을 때 음식맛이 더 좋은 것도 사실이다.)
이것들이 좋은 결과를 만드는 요소다. 화학 코팅이 아니다.
요리에 지름길은 없다. 그리고 이것은 요리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들은 너무 쉽게 믿고 휩쓸린다. 남들이 먹는다면 따라 먹고, 좋다 하면 의심 없이 믿고 구매한다.
하지만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기반한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없다면, 우리는 언제든 마케팅과 유행의 파도에 휩쓸리게 된다. 결국 시간을 들여 배워야 한다. 나에게 맞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가려내는 눈을 길러야 한다.
내가 추구하는 ‘클린 라이프’란 깨끗하게 먹는 삶만을 뜻하지 않는다.
불필요한 소음과 유행에서 거리를 두고, 나에게 진짜 필요한 것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삶을 말한다.
요리든 소비든, 중요한 건 빠른 길이 아니라 올바른 길이다.
좋은 코팅보다 좋은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