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밖에서 뛰면서 문득 머릿속에 든 생각이다. '체력이 조금 좋아졌나?'
운동을 나름 꾸준하게 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생각이 들때가 가장 보람된 순간일듯 하다. 그전보다 훨씬 단단해진 몸이 거울 속에 비치거나 살이 확연히 빠졌을때도 말이다. 나같은 경우 후자는 아니다.. (너무 잘 먹어서 살은 안 빠짐...)
달리기를 만 3년동안 하면서 그리고 근력운동으로 매트필라테스나 운동 수업들을 꾸준히 수강 하면서 늘 제자리 걸음이라고 느낄때도 참 많다.
예를 들자면 달리기의 경우 좀 뛰어지는 거 같다가도? 여름이 되면 제자리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뜨겁고 숨막히는 날씨속에 뛰면 늘 똑같은 짓을 반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2022년 달리기 첫해 여름과 2024년 3년차 여름의 달리기 기록들은 찾아보면 음.. 대체적으로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느려졌다. 느낌은? 똑같이 무진장 힘들다. 몸도 무겁다. 과연 늘고 있는걸까?
근력운동은 효과가 있는걸까? 다음날 몸만 쑤시게 만드는게 근력운동의 목표인가? 런지랑 스쿼트도 종류별로 많이 하고 있는데 내 다리는 여전히 퉁퉁하다. 근육이 생겨서 빨리 지방을 다 태워줬으면 좋겠는데. 언제 그렇게 되는거지? 항상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조금씩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 찾아오긴 하더라.
*근력
아이를 쇼핑카트에 태울때 훨씬 수월해졌다. 그렇다. 나는 작은 아이 하나도 번쩍 들어서 카트에 넣을 힘이 없는 엄마였다. 늘 반정도까지 아이를 안아서 올려주고 "너가 다리를 좀 올려바바!!" 온갖 짜증을 다 냈다.
달리기중 물통을 손에 들고 뛰는것이 거슬리지 않게 되었다. 장거리를 뛰는 날에는 늘 물통을 한손에 들고 뛴다. 근데 그게 그렇게! 팔이 아팠었다. 조금 뛰다보면 이손으로 옮겼다가 저 손으로 옮겼다가. '어떻게 다들 저렇게 멀쩡하지?' 궁금했다. 사실 이 고민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것이다. 그만큼 나의 팔에는 힘이/근육이 거의 없었다.
오르막을 뛰어 올라갈때 힘이 덜빠지기 시작했다. 허벅지 뒤쪽 근육이 단단해진 느낌이 든다. '오~' 항상 오르막에서는 속도가 쭉하고 떨어졌는데 뭔가 살짝 가볍다. (아직 얼마나 긴 거리를 지속할 수 있는지는 모르지만) 상당히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달리기
기나긴 텍사스의 여름이 끝나고 가을/겨울 시즌이 찾아오면 여름의 꾸준함이 빛을 발한다. 느리게만! 뛰었던 여름이지만 날씨가 풀림에따라 속도가 조금 올라간다.(아주조금!!하하) 몸도 다소 가벼워진다. 여름의 달리기는 해를 거듭해도 나아지는 기미가 없었지만 시원해지면 작년에 비교해서 조금의 성장을 느낀다. 눈꼽만큼의 여유로움도 자라난다.
장거리를 뛰고나서 덜 힘들다. 달리기를 처음 시작해서 10키로를 뛰었을때 3일동안 잠만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이후로도 거리를 늘릴때 마다 나는 만족감과 피곤함에 취해서 소파에 누워 하루종일 릴렉스! 했다. 지난 일요일 마라톤 트레이닝의 일부로 29키로를 뛰었다. 섭씨 영하 6도에 바람도 부는 날이었다. 예전같으면 러닝후에 뜨거운 목욕 그리고 침대에서 낮잠이 코스였을텐데 이번에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따뜻한 샤워를 하고 밖에 나가서 가족들과 스케줄을 함께했다.
체력성장은 계단식 상승을 한다. 그것도 아주 완만하고 넓은 계단. 그 사이에 움푹하게 다시 내려가는 부분도 포함되어 있다. 가끔 체력이 떨어진다고 생각되는 순간도 있지만 운동을 길게 쉬지 않는한 기본은 언제나 보이지 않는 곳에 남아있다. 그리고 다시 차고 올라가서 조금씩 상승한다.
내 주변의 건강하고 탄탄한 아줌마 친구들, 소셜미디어 속의 별거 안하는거 같은데 몸 좋은 사람들의 대부분은 과거에 지루하게 운동하던 시간들이 있다. 어렸을때 부터 여러가지 스포츠를 접하며 살아온 사람들도 있다. 지나간 시간을 드러내지 않을 뿐이다. 그 사람들과 고작 3년 운동한 나를 비교할 필요도 없고 나 역시 꾸준히 하다보면 10년 뒤에는 좀더 단단해지고 덜 힘들게! 즐기며! 뛸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