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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

by 김상원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이는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뜻인데, 지금 그대로 온전함을 아는 것이기도 하다. 자신을 수용함이 현실에 안주하거나 수동적으로 살아간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본래의 생명력과 창조성을 띄게 된다.


자존감(self-esteem)이란 단어가 일상적으로 자주 사용된다. 흔히 자존감이 낮은 것을 문제로 여기고 자존감을 높이고자 한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자존감이 높은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좀 더 들여다보면, 자존감이란 남과의 비교에 기초해서 ‘내가 남보다 낫다’, ‘나는 보통 이상이다’라고 생각할 때 갖게 된다. 많은 사람은 보통에 속하기 마련인데도 말이다.


우리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고 집단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에 집착하다 보면, 다시 말해서 이것이 나를 바라보는 지배적인 방식이 될 때, 우리는 출구가 없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게 된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근거가 우월감이라면, 그리고 스스로를 미워하는 이유가 열등감이라면, 우리는 잘못된 출발점에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존재 자체가 소중하고 이미 온전하기 때문이다. 이는 삶의 중심을 소유에서 존재로 옮기는 것을 의미한다. 무언가를 성취하고 얻는 것에 집착할 때, 우리의 마음은 쉴 틈이 없고 존재의 충만함을 경험하기가 어려워진다.


페르소나(persona), 사회적 가면이란 말이 있다. 우리는 사회적 가면을 쓰고 사는데, 이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이 가면을 어떻게 대하는지가 중요하다. 페르소나를 유연하게 쓰고 벗을 수 있는가, 페르소나를 쓰고서 편안하게 쉼 쉴 수 있는가. 만약 페르소나가 곧 ‘나’라고 여긴다면, 이는 자신의 내적인 온전함을 인식하지 못한 채, 외적인 삶 또는 외부의 평가에 집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소유 중심의 삶은 성공 우울증(success depression)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목표를 성취한 뒤에 따르는 불만족과 내적 공허감을 말한다. 이때 멈추어 무엇이 문제인지를 살펴볼 수도, 지속적인 불행감 속에서 살아갈 수도, 그렇지 않으면 더 큰 목표를 설정하고서 다시 달려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선택은 오롯이 자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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