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러브레터

나는 프로젝트가 아니에요.

by 김상원

어느 날 고등학생 자녀에 대한 걱정으로 부모님이 상담을 요청하셨다. 아이와 부모님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 보였는데, 하루는 아이가 자신을 "프로젝트 취급"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고 한다. 물질적으로 온갖 좋은 것들이 주어지고 과보호 속에서 자랐지만, 동시에 남들 앞에서 자랑할 성취를 보여야 하는 부담감 속에서 자란 아이였다. 아이는 진정한 관계에 대한 목마름이 있어 보였다.


아이가 사용한 '프로젝트'라는 단어가 인상적이었다. 아마도 자신에게 부과되는 끊임없는 요구 속에서 숨이 막혔을지도 모르겠다. 우리 삶에 프로젝트는 한 부분일 수 있다. 살아가는데 목표를 정하고 이것을 향해 노력하고 이루어내는 것은 필요하고 중요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아이의 삶이 프로젝트화될 때, 이것은 그 아이가 인격체로 성장하는데 매우 큰 걸림돌이 된다. 이때 아이는 대상화, 사물화 되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에게 물질적, 정신적, 영적 욕구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질과 성취에 초점이 맞추어진 소유 중심의 삶에서는 정신적이고 영적인 욕구와 필요를 등한시하게 된다. 즉, 존재의 세계가 가로막히게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부모와 아이는 인격적으로 만날 수 없게 되고, 더 나아가, 아이가 자연스럽고 생명력 넘치며 자유로운 사람으로 커나가는 것이 어려워진다.


인생에서 참으로 중요한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서 소유와 존재의 균형이 필요해 보인다. 소유에 치중되어 있다면, 정신적이고 영적인 감각을 키우는데 마음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부모도, 자녀도, 그리고 이 세상의 어느 누구도 프로젝트가 아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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