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우리의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이면서, 동시에 우리의 사고와 정서를 형성하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나는 내담자의 언어에 관심을 갖는다. 영어권 내담자를 만날 때, 눈에 띄는 표현이 있다. '나는 ~해야만 한다'(I should...)는 말이다. 이러한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 내담자는 자신의 의무를 중요하게 여기는 분일 수 있다. 아마도 이러한 면이 일상생활에서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언어를 개인적인 상황에서 내지는 자기 자신에게 계속해서 사용한다면 어떨까? 예를 들어, '나는 운동을 해야만 해'(I should exercise), '나는 행복감을 느껴야만 해'(I should be happy)처럼 말이다. 이럴 때 나는 표현을 조금 바꾸어 말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나는 ~해야만 한다'(I should) 대신에 `~하기를 선택한다'(I choose to) 내지는 '~하고 싶다'(I would like to)로 언어를 살짝 수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전자의 방식으로 말할 때와 후자의 방식으로 말할 때의 느낌을 비교해 보도록 한다. 대개의 경우, '~해야만 한다'는 언어는 무겁고 긴장감을 일으키며 의무감으로 동기를 떨어뜨린다. 그에 반해, 자신의 선택과 자발성을 강조하는 언어는 가볍고 동기를 부여하는 느낌이 든다.
처음에 이 연습을 어려워하는 내담자가 있었다. 단어 하나를 바꾸는 것이 간단해 보이지만, 오랜 시간 동안 의무의 언어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여러 차례 반복 연습이 필요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내담자와 자기 돌봄에 대해 대화하는 중에, 스스로를 돌보는 방법으로 "산책을 가고 싶어요"(I would like to go for a walk)라고 자연스럽게 말하기 시작했다. 듣던 중 반가운 언어였다. 내가 '산책을 가야만 해요'가 아니라고 언급하자, 내담자는 의도적으로 자신의 표현에 주의를 기울여서 말했다고 대답한다. 미소를 짓게 만드는, 무척 반갑고 보람된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