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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돌봄 Oct 29. 2023

추리 소설에 빠지다

# 3. 가족 독서 모임 세 번째 시간

세 번째 가족 독서 모임의 도서는 큰 아이가 정한 <셜록 홈스의 모험 -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이다.


셜록 홈스 홀릭인 큰 아이는 반복해서 셜록 홈스 전집만 주야장천 읽어댔는데, 역시나 독서 모임 도서도 셜록 홈스로 정했다.

나 또한 학창 시절에 열심히 읽은 책이라 내심 어렵지 않은 것 같아 반갑기도 했다.

책을 오래오래 곱씹으며 읽는 습관이 있는 남편의 건의로 전집 3 전체가 아닌 사건 하나를 읽기로 했는데

큰 아이는 고민도 없이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으로 정했다.





느낌나누기 - 책을 읽고 난 느낌은 어땠나요?


아빠 : 셜록 홈스가 너무 자만한 것 같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음에도 전보를 보내고 먼저 예고장을 날리고 어찌 보면 범인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놓친 거지. 사실 론스타 호가 부서졌다는 것만 알았을 뿐 실제로 범인들이 사망했다는 것은 확신할 수 없으니까.


첫째 : 전 셜록 홈스가 완벽하게 모든 사건을 해결한 것으로 사람들이 많이들 알고 있지만,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한 사건이라 이 이야기를 골랐어요. 물론 셜록 홈스를 너무 좋아하지만 '아이린 애들러'와 관련된 사건처럼 그도 해결하지 못한 사건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둘째 : 전 사실 예전엔 셜록 홈스 시리즈가 너무 무서운 것 같아서 못 읽었는데, 이번엔 재미있게 읽었어요. 그래서 좋았어요. 그리고 해결이 안 된 사건이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엄마 : 음, 엄마는 왜 이렇게 사건이 해결안 되고 흐지부지 끝난 느낌이니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학창 시절에 좋아했던 책인데 다시 읽으니 좋았고, 역시 읽어야 하는 양이 적으니 그것도 부담 없었고요.




나누고 싶은 부분이나 질문들


엄마 - 왓슨 박사가 셜록 홈스의 지식의 범위에 대해 분석한 부분이 나왔잖아요. 그 부분에서 여러분이 갖고 싶은 능력이 있나요? 그 페이지를 읽어볼게요.


철학, 문학, 정치에 관한 지식은 전무함. 식물학은 분야가 무엇이냐에 따라 정도가 다름. 지질학이라면 런던에서 80킬로미터 이내의 지역에 있는 흙을 보고 어느 지역의 것인지 알아낼 만큼 정통함. 화학 지식 정통함. 해부학은 체계적이지 않음. 인기 문학이나 범죄에 대해선 방대한 지식을 자랑. 바이올린 연주, 권투, 검술, 법률 부야의 상당한 실력자. 코카인과 니코틴 중독자.

전 인기 문학과 법률, 권투를 잘하고 싶어요. 블랙 위도우처럼 되고 싶은 꿈이 있거든요.


아빠 - 전 엄청난 끈기와 집념이요. 열정과는 조금 다르고. 끝까지 파고드는 그런 성향을 닮고 싶어요. 사실 왓슨 박사가 나열한 특징들을 보면 셜록 홈스는 자신이 필요한 만큼 능력을 정확히 가지고 있다고 보이거든요.


첫째 - 전 기억력이요.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쓸 수 있는 그 능력을 갖고 싶어요. 요즘 제가 갖고 싶은 능력이기도 해요. 책에 보면, 사람은 자신이 사용할 것 같은 지식으로 뇌를 꽉꽉 채워 두고, 나머지는 언제든 꺼내 볼 수 있게 서가에 두어야 한다는 부분이 나오는데 이 부분을 보고 생각했어요.


둘째 - 저는 검술이요. 큰 이유는 없는데 검술을 잘하는 게 멋져 보여요. 





왜 오렌지 씨앗이었는지 책에서 찾아보고 더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K.K.K 단체에 대한 이야기와 그 궁금증도 서로 물어보았다. 작가가 그 이후의 일을 더 글로 썼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우리는 책을 선정한 사람이 그날 독서 모임을 이끄는데 큰 아이는 처음엔 어리둥절하고 쑥스러워하더니 나름 잘 해내었다. 


이렇게 한 걸음씩 서로 리더가 되어 독서 모임을 계속해본다면 발표하는 힘, 설명하는 힘이 커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머릿속에선 온갖 말이 맴돌아도 막상 말로 해보려고 하면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가족 독서 모임은 항상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서 기분이 좋은 상태에서 시작을 한다.

오늘을 아이들이 좋아하는 치킨과 함께였다.

다음 모임은 둘째의 추천 도서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렇게 하나씩 가족들의 추억이 쌓여가는 순간이 참 감사하고 행복하다.

어른이 되었을 때 아이들에게 생각나는 좋은 기억이었으면 좋겠다.

큰 유산을 물려줄 순 없겠지만, 함께한 추억, 좋은 습관만큼은 꼭 남겨두고 싶다.




이상적인 추론가는, 모든 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 사실에 이르게 되는 일련의 과정을 추론해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사실에서 앞으로 생길 수 있는 모든 결과를 짐작할 수 있네. 우리력을 최대한 발휘하려면, 추론가가 알게 된 모든 사실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네.        by 셜록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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