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8 버스의 기적 >

The Girl on the 88 bus

by 마음돌봄
기적 : 상식적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기이한 일.
신(GOD)에 의하여 행해졌다고 믿어지는 불가사의한 현상.


8년 사귄 남자친구에게 차인 후, 리비는 언니 레베카 가족이 있는 런던으로 한달음에 온다.

부모님의 강요 아닌 강요로 의대를 다니다가 적성에 도저히 맞지 않아 그만두고 남자 친구의 조경 회사에서 일을 하던 차였다. 변호사라 바쁜 언니를 위해 조카 헥터를 돌봐주는 시간을 보내는 리비는 마음 한 편으로 남자친구 사이먼의 사과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우연히 88번 버스를 탄 리비는 프랭크라는 친화력 좋은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는데 이 할아버지는 사실 60년째 자신의 첫사랑을 찾기 위해 88번 버스를 타고 있다. 이 버스 안에서 할아버지는 모르는 사람이 없고 말을 걸지 않는 사람이 없다. 어쩌면 프랭크 할아버지는 첫사랑 그녀처럼 빨강 머리인 리비에게 자연스럽게 말을 걸었을지도 모르겠다.


60년 전 프랭크는 개성 있는 옷차림의 빨강 머리 그녀에게 이끌림을 느낀다.

버스 안에서 금방 스케치를 해내는 그녀를 보고 깜짝 놀란다. 아버지의 반대에도 미대에 가기 위해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고 꿈을 이뤄가는 그녀를 보고 자신의 꿈을 돌아보게 된다. 용기를 내어 그녀와 만나 데이트를 하기로 하는데 이런 아뿔싸 연락처가 있는 쪽지를 잃어버린 거다. 결국 60년 후에 그녀가 얼마나 그와 가까이에 있었는지 알게 되지만 그는 평생을 그녀를 찾아 88번 버스를 탄다.


프랭크는 배우가 꿈이었기에 그녀의 말에 용기를 내어 부모님 가게를 그만두고 평생 배우로 산다. 로렌스 올리비에만큼 유명 배우는 아닐지라도 맥베스의 긴 대사를 외울 정도로 열심히 배우 생활을 한다. 점점 치매가 프랭크를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리비, 프랭크의 요양보호사이지 후에 리비와 인연이 되는 딜런까지 그녀를 찾기 위해 진심으로 고군분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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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단순히 첫사랑 찾기 이야기는 아니다.

엄마이자 여자로 숨죽여 살던 시절의 이야기부터 그런 시절에도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용기 있는 사람들.

마음속에 담겨만 두었던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누군가와의 만남이 나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

특히 그가 혹은 그녀가 어쩌면 그들이 하는 말이 처음엔 너무나 진실을 꿰뚫는 말이라 힘들 수도 있다.

아니면 미처 시작하지 못한 나의 발걸음을 한 발짝 내딛게 하는 징검다리가 될지도 모른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선한 마음으로 누군가를 대한다면 정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나에게도 그 사람에게도.

그 누군가를 우리는 모두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의 결정을 지지해 주고 용기 한 스푼 넣어줄 수 있는 사람을.


프랭크와 '88번 버스의 그녀'(이름은 밝히지 않겠다)의 대화 속에 나온 책인 <길 위에서>가 진짜 존재하는지 찾아보았다. 실제로 있는 책이었고, 작가 '잭 케루악'의 삶 또한 이 책과 너무나 어울렸다.

부모로서 자녀의 길을 지지해 주기를.

자녀로서 부모를 이해하기를.

선한 마음이 기적을 만든다는 것을 잊지 말기를.


길위에서.jpg <길 위애서> - 잭 케루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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