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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돌봄 Feb 09. 2024

< WONKA >

달콤한 청년사업가 윌리 웡카 

영화 개봉 소식 전부터 재밌겠다는 느낌이 온 영화다.

드디어 1월 한국에 상륙. 사실 다른 나라처럼 크리스마스 시즌 개봉을 기다렸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1월 말에야 만나볼 수 있었다.

영화 트레일러만 봐도 '티모시 샬라메'가 젊은 웡카 역에 어울림을 느낄 수 있었다. 

긍정적인 달콤함 이면엔 살짝 천재적인 눈빛을 가진 '윌리 웡카'를 잘 표현했다.



1971년작 <윌리 웡카와 초콜릿 공장> , 2005년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윌리 웡카'에 이어 세 번째 '윌리 웡카'이다. '조니 뎁' 주연의 '윌리 웡카'가 아닌 '진 와일더' 주연의 1971년작의 프리퀄이라 보면 된다. 본명은 '윌러드 윌버 웡카'이지만 이명인 '윌리 웡카'로 잘 알려져 있다. '로알드 달'의 소설 <찰리와 초콜릿 공장> 속의 서브 역할처럼 나오지만 작품을 읽어보면 실상 주인공이다. 


영화 <웡카> 속 '윌리 웡카'는 젊은 시절의 초콜릿에 대한 꿈과 다른 사람들과 나누겠다는 희망찬 청년 사업가의 모습으로 가득 차있다. 영화 <패딩턴> 시리즈의 감독인 '폴 킹'은 영화의 완성도를 위해 많은 것들을 차용했다. 웡카가 초콜릿 공장에 찰리와 아이들을 초대하기 전 정확히 25년 전인 1940년대를 배경으로 세트를 만들었는데, 당시 1940년대는 할리우드 뮤지컬 영화의 황금기이다. 주인공이나 인물에만 집중한 연출이 아닌 주인공이 주변 인물들이나 배경과 조화를 잘 이루어서 보는 내내 눈이 편안했다. 세인트 폴 성당 등 영국의 각 지역과 유럽의 건축 양식을 본뜬 세트장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진 와일더' 주연의 영화에서의 장면들을 오마주한 것도 보인다. 노래를 부르며 계단을 내려가다가 다시 뒤로 올라가는 장면이나 마지막 남은 1 소브린을 하수구에 떨어트리는 장면. 그 1 소브린이 결국엔 나중에 찰리가 주워서 골든 티켓이 있는 웡카 초콜릿을 사는 것까지 장면의 연결성이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한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윌리 웡카
컵 초코릿을 먹는 웡카








초콜릿 공장에서 레시피를 빼가는 경쟁자 세 명이 그대로 영화 속에서도 차용되는데 이들은 '슬러그워스, 피켈그루버, 프로도노즈' 다. 의상을 보면 파란색, 초록색, 노란색이 이들을 대표하는 색인데, 가만 보면 처음 웡카가 달콤 백화점에서 두둥실 초콜릿을 소개하는 장면에서 주변 사람들도 이 세 가지 색에서만 맴돈다. 마법사 모자에 자줏빛 연미복, 스트라이프 롤업 바지와 할머니 소장품 같지만 웡카가 착용하니 너무나 스타일리시해 보이는 스카프까지 그의 등장으로 이제 세상은 다양한 색과 맛으로 가득 차게 된다. 


소위 초콜릿 카르텔이라 불리는 지배계층의 독점과 욕심, 종교계와 경찰까지 뇌물에 탐닉해 있는 어두운 세상의 이면을 결코 무겁지 않게 표현한 연출력도 놀랍다.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를 보면 세 농장 주인이 폭스 씨를 죽이지 못해서 안달인데 웡카의 뛰어난 실력을 알고, '사망에 이르는 어떤 일'을 기대하는 초콜릿 카르텔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초콜릿 카르텔 - 과연 이들의 결말은.




연기파 배우 '올리비아 콜먼'도 빌런 '스크러빗 부인'을 탐욕스럽게 잘 연기했다. '로알드 달'의 공포 소설 중 <The Landlady>가 있는데 이곳 숙소에 머무는 손님들이 하나둘 씩 사라진다. 스크러빗 부인의 세탁소 겸 여인숙은 바로 그런 곳이다. 

여기서 만나게 된 '누들'이란 소녀는 책을 무척 좋아하는 소녀이고, 웡카는 초콜릿만 연구하느라 미처 글을 배우지 못한 채 '타인의 친절'에 기대어 살아왔다. 결국 계약서의 작은 글씨를 읽지 못한 웡카는 몇십 년을 세탁소에서 일해야 하는 사기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만다. 글을 아는 흑인 여자 아이와 글씨를 읽을 줄 모르는 백인 성인 남자의 모습도 꽤 흥미로운 요소다. 당시엔 아직도 흑인과 백인의 인종 차별이 노골적인 시대인데 이 설정 또한 감독이 교묘하게 세상을 비트는 요인으로 느껴졌다. 물론 지금도 차별이란 존재하겠지만 영화 속 배경은 1940년대가 아니던가. 


웡카는 꽤 희망차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나온다. 세상에 본인의 초콜릿을 알리고 함께 나누기 위해 정치적, 상황적 압박을 이겨내고 결국엔 원하는 바를 이룬다. 그 여정엔 새로운 인연을 소중히 하고 서로를 지켜주는 친구가 있는 것도 한몫한다. 불행한 상황에 처했다고 절대 그 속에 매몰되지 않는다. 초콜릿뿐만 아니라 발명하고 만드는데 천재인 그는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그리고 절대 희망을 잃지 않고 약속을 지키는 신의 있는 사람이다. 뮤지컬 영화다운 아름다운 노래와 다채로운 색감은 그만큼 이 세상이 다양하고 멋진 곳이라는 걸 보여준다. 


다둥이 아빠라 출연을 결정했다는 로맨틱 영화의 대표 배우, 휴 그랜트가 분한 움파룸파를 보는 재미 또한 상당하다. 영국 남자는 춤추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말하는 그는 말과 다르게 <러브 액츄얼리>와 <패딩턴>에서도 꽤나 볼만한 춤솜씨를 보여줬다. 


누구나 이 영화를 본다면 행복한 기분이 들 것이다. 

두둥실 초콜릿을 먹지 않아도 둥실 떠오르는 기분이다. 

앞장서는 누군가가 있어야 날아오르는 플라밍고 새들처럼 나를 이끌어주고 발견해 줄 뭔가를 기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때론 작은 꿈을 계속 키워나가다 보면 허황되어 보일지라도 웡카처럼 믿어주고 함께해 주는 동료들이 생길지도 모른다.


영화를 보고 달콤한 초콜릿이 너무나 먹고 싶어졌다.

선행, 꿈, 우정, 믿음.

모든 것이 잘 어우러진 마법 같은 영화였다. 

잊지 말 것. 아이들에게 웡카 엄마처럼 긍정적인 말 해주기.

로알드 달과 뮤지컬, 그리고 폴 킹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과 세상을 바라보는 세심한 관찰력이 빛난 영화 

<웡카>예매는 필수. 관람은 의무.





Every good thing in this world, started with a dream.

So hold on to you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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