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모여 일년이 된다.
아직도 졸업은 멀었다.
엄마라는 시간은.
선배들을 보면 죽어야 끝이 난다고 한다.
대학을 가면 끝일 것 같지만 그다음이 있고
취직을 해도 그다음이
결혼을 하며 잘 살기를 바라면서 또 걱정하고
손주 손녀가 생기면 또 그 아이들을 챙기느라 AS기간은 늘어난다.
라고 들었다.
어찌 보면 뱃속에서 나온 순간부터 책임져야 하는 존재들이 생긴 셈인데
반려동물을 키워도 끝까지 책임을 질 것인데 하물며 인간이란 존재는 또 어떻겠는가.
동네에 뚜레쥬르라도 차려주고 평생 끼고 살고 싶기도 하다가
저 멀리 외국으로 가도 좋은 곳에 취직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공존하는 게 부모의 마음 아니겠는가.
작년 여름 방학, 하다 못해 지난겨울 방학도 아무 생각이 나지 않고 이번 여름 방학은 그 자체로 열심히 흘러간다.
돌밥돌밥의 하루가 참 길고, 메뉴 고민이 길다.
결국 인간사 먹고사는 문제가 거의 전부인 듯하다.
아침밥, 점심밥, 저녁밥, 중간중간 주전부리를 먹는 사람들.
식단도 신경 쓰고 싶고, 좋은 음식 먹게 해주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
교육적으로도 여유 있게 서포트해주고 싶고, 학원 스케줄에 맞춰 돌아가는 아이들의 하루와
방학이 주는 일말의 편안함이 공존하는 짧은 여름 방학.
쏟아지는 햇빛과 폭염, 영원할 것만 같던 장마.
이 모든 게 변화무쌍한 여름의 밤이 되어서야 홀로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올봄 여러 가지 일을 도모하며 바쁘게 지내다 보니 벌써 일 년이 꺾어지는 계절이 오고 있다.
책을 투고하겠다고 집중했던 기간에 오히려 글을 많이 쓸 수 없었다.
피아노를 몇 달 쉬면 굳어지는 손가락처럼 글가락은 전혀 움직이지 않은 기분이다.
독후감 공모전 준비와 투고할 원고를 쓰며 잠시나마 머리를 쥐어짰었는데, 다시 끈기 있는 일상으로 돌아와야 할 시간이다. 기록하고 글을 쓰는 일상이 지금의 나의 모습을 만들었기에 그 시간들을 이곳으로 끌어당기려 한다. 이 글은 나에 대한 다짐이며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출사표이기도 하다.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될 수 있고, 이룰 수 있다.
될 때까지 할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