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아파트에 부족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대형마트다.
웬만한 먹거리를 다 해결할 수 있는 곳.
어지간한 생필품은 다 구할 수 있는 곳.
육해공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바로 그곳.
집에서 십 분 거리에 있는 대형마트는 가끔은 내게 달나라를 가는 것만큼이나 먼 일이다.
그럴 때 급하게 찾는 곳이 편의점이다.
집 앞에 두 군데나 있는 편의점은 말 그대로 나의 편의를 우리의 편의를 잘 봐주고 있다.
가끔 주말이 되면 남편과 대형 마트에서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소비를 하곤 한다.
영수증으로 보면 순간 허탈해져서 이럴 거면 차라리 집 앞에서 간단히 사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 적도 있다.
달걀만 필요했는데 주방 매트까지 사 오거나 전구만 사러 갔는데 예상에 없던 램프를 사 오던 날도 그랬다.
편의점에 갔으면 달걀 6개로 끝났을 일이 돈 십만 원으로 둔갑한 순간은 더더욱이나.
특히 맥주 묶음 행사를 하는 날이나 라면 세일을 하는 날은 차라리 편의점에서 쇼핑하는 것이 나으리라.
며칠 전 집 앞 GS25 가보니 대패삼겹살을 만 원에 판매하고 있어서 얼른 그것만 사와 대패삼겹비빔국수를 만들었는데 불필요한 소비를 줄일 수 있어서 에헤라디야를 외치기도 했다.
한 때 아들 녀석이 커서 편의점 알바나 해야지 하고 말해서 이 일이 쉬운 주 아냐며 볼멘소리를 했는데 한 번씩 이 기억이 떠올라 속이 답답해지곤 한다.
관리해야 할 품목이 얼마나 많은데, 말 그대로 해산물만 빼놓고 다 있다는 말이다 이 녀석아.
편의점이 불편한 편의점이 되는 순간이다.
오늘도 편의점으로 급하게 달린다.
갑작스러운 손님 방문엔 편의점 원플러스원 음료수가 제격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