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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운동의 상관관계

by 마음돌봄

한때는 운동을 하루라도 하지 않으면 찌뿌둥한 시절도 있었다.

그게 20년전이라는 것이 함정이지만.

어릴 땐 태권 소녀가 되고 싶었으나 넌 골격이 커서 태권도를 하면 안된다는 엄마의 말에 1차 좌절.

지금의 나라면 딸에게 그러지 않았으리라 생각하지만 당시 엄마는 딸이니 여리여리하게 곱게 키우고 싶으셨던 듯 하다. 결코 데이지 꽃처럼 살랑사랑한 이미지가 아닌 딸인데도 말이다.

열심히 공부했던, 아니 공부밖에 할 게 없었던 학창 시절을 지나 대학생이 되었을 때, 아르바이트로 처음 본 돈으로 검도학원에 등록했다. 드디어 때가 된 것이다.

지금이야 블랙 위도우가 꿈이었다고 말하지만 당시엔 그녀를 알지 못했다.

나에겐 예스마담이 최고였다.

나쁜 놈들 물리쳐라. 악당들 혼내줘라.

미인 대회 출신이었던 양자경 배우의 현란한 발차기.

기다란 멋진 몸으로 상대를 제압하던 매기 큐(이 배우 아실려나)의 몸놀림은 숨겨왔떤 액션 본능을 자극했고

하얀 천과 바람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다고 외치던 지후 선배처럼, 목검 아니 나뭇젓가락만 있어도 누구든 제압할 수 있다고 믿던 시절이 나에게 있었다.


그 후로 잃어버린 십 년, 그랬다. 그 때 꾸준히 했어야 했다.


둘째를 낳고 느낀 체력의 한계.

급격히 떨어진 에너지.

그 때 시작만 했어도 지금처럼 골골대지는 않았으리라.

늘 피로를 동반자처럼 달고 사는 나의 '반려피로감'

아는 작가님의 추천대로 마늘 주사라도 꽂고 마늘향이라도 맡아야 회복이 되려나.

비타민을 씹어제껴도 유명하다는 비타민 주스를 고봉으로 마셔도 회복되지 않은 이 기분.

운동을 꾸준히 하지 않은 죗값은 이리도 가혹하다.


그에 반해 북클럽 멤버들은 꾸준히 운동하는 사람들이다.

필라테스를 하고, 새벽 수영을 하거나 PT를 받는 등 자기 관리에 열심이다.

작년 여름 도서관에서 요가를 하거나 겨울엔 런닝을 잠깐 했었는데 역시나 꾸준함의 힘을 믿는 자로써 부끄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루한 꾸준함은 나에겐 글쓰기와 책읽기에 한정된 명사인가 보다.

운동 본능을 자극하는 북클럽 멤버들이 있기에 정신을 조금 차려 본다.

주변에 글을 꾸준히 쓰는 사람들은 운동을 한다. 체력을 관리 한다.

롱런할 수 있는 길을 나를 키우는 것밖엔 없다.

몸을 관리해야 정신이 관리 된다.

이상 운동 안하는 자의 변명이었습니다.



사진: Unsplash의Chris Har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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