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착한 어린이만 주겠다고 하셨는데 그게 좀 마음에 걸려요.
물론 요즘은 어린이인가 싶을 정도로 걱정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만
'착하다'는 말이 간혹 족쇄가 되는 경우도 있답니다.
그냥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겠다.
울었어도 나빴어도 이기적이었어도
선물을 주겠다고 하시면 어떨까요?
어린이는 그 자체로 순수한 존재이고
못되고 나쁜 아이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건 어른들의 잘못이 더 많은 거 아닐까요?
보고 배웠을 수도 있고
어른들이 잘 보호하지 못해서 그럴 수 있잖아요.
나쁜 아이들은 변화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순수한 아이들은 그 마음 잘 지킬 수 있도록
선물을 다 주세요.
산타 할아버지는 왜 아이들만 선물을 주시나요?
어른들도 선물을 받고 싶습니다.
저희도 한 때는 어린이 었잖아요.
그때 받았으니 되었다고 퉁치지 마시고
어른들에게도 선물을 주세요.
닌텐도 게임 풀세트나 아이패드 에어 신형 이런 거 원할 정도로
어른들이 양심이 없진 않아요.
저희 부모님이 할아버지 대신 선물을 주시기엔... 그건 좀 아니잖아요.
일단 말씀드려 볼게요.
말하는 건 자유니 까요.
첫 번째 소원은 민음사 고전 풀세트 주세요. 물론 그중에서 제가 고르는 걸로요.
문예출판사, 열린책들, 문학동네도 좋습니다.
두 번째 집 정리 해주세요.
세 번째, 지갑은 뚱뚱하게 뱃살은 홀쭉하게요. 산타 할아버지는 다정하고 푸근해서 너무 좋지만
전 아직 푸근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단, 지갑이 뚱뚱할 때는 영수증으로 채우시면 안돼요.
다섯 번째, 건강하게 불멸하시길 바라요.
아이들의 꿈은 소중하니까요.
제가 어릴 때부터, 아니 훨씬 이전부터 지금까지 계셔주셔서 감사해요.
전 언젠가 이 땅에서 사라지겠지만 그 이후에도 계속 계실걸 아니 마음이 편안합니다.
감사하고 감사했고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콜라에 취한 어른이는 물러갑니다.
내년에 또 봬요.
제가 바란 소원 중 몇 가지는 제 힘으로 해내겠습니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