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0. 틈

by 마음돌봄
틈 : 벌어져 사이가 난 자리 / 모여 있는 사람의 속 / 어떤 일을 하다가 생각 따위를 다른 데로 돌릴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


"야무져 보이네, 반장이란 아이가"

"똑똑하게 생겨서 일 잘하겠다"


초등학교 때 반장 한 번 안 해본 사람 없을 것이다.

야무져 보이는 외양 덕분에 맡은 일은 잘 해낼 거라고 믿는 어른들이 많았다.

사실 딱히 일을 못하지도 않지만 일당백으로 잘하지도 않는 그런 아이였다.


내가 좋아하는 일에는 앞뒤 안 가리고 뛰어들지만 특히 기계를 조작하거나 공예처럼 뭔가 만들어야 하는 일엔

영 재주가 없다. 앞으로 박차고 나가는 것 같다가도 금세 뒤로 우물쭈물 빠지기도 한다.

나이가 주는 행운인지 사회생활을 하고, 점점 연륜과 인생 경력이 쌓이면서 넉살 좋게 진행하는 일도 있지만

여전히 빈틈이 많고, 타인의 인정에 기대 살기도 한다.


자신에 대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면 끝이 없는 법.

난 왜 남의 도움이 많이 필요한 사람일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어느 순간 결론을 내렸다.

인복이 많은 사람이구나, 나란 사람은.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많이 도와주나 보다.

틈이 많아서 누구와도 금방 친해지고, 틈이 있어서 부담 없이 다가올 수 있는 그런 사람.

가끔 나만의 틈 속으로 들어가 꽁꽁 숨기도 하지만 결국 타인과 서로 비집고 들어가 한데 어울리는

주위에 참 좋은 사람이 많은 나.


남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빼면 님이 되고

얼굴에 점 하나만 박아도 다른 이가 되는 드라마도 있는데

생각을 바꾸니 오히려 내가 꽤 괜찮은 인간이 되었다.


나도 누군가를 돕기는 할 테니 에헤라디야 꽤 괜찮은 인생이다.

손이 많이 가서 귀찮은 사람이 아니라

헤헤거리며 웃어서 주위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사람.

주변에 사람이 모여드는 나라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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