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집에서요?] -01- 집 순이 님께
-무직장 사회인, 집 순이 님-
아이를 낳고 퇴사를 했다. 하루 하루 아이를 키우면서 바쁘니 버텨졌다. 아이를 키운 지, 2년 째, 드디어 아이는 어린이집으로 출퇴근(?)을 시작했다. 아이만 출퇴근시키면, 나만의 시간이 확보되면, 행복이 다시 찾아올 줄 알았는데, 왠걸? 하루 하루 갈 곳 없이 집에만 있는 삶이 반년도 안돼 불만스럽다.
늘 입는 옷을 입고, 늘 하는 청소와 요리. 책을 읽고 커피를 마시고, 옆집 엄마를 만나 요가를 다녀도 삶은 지루하고 지루하다. 회사에 돌아가고 싶어진다. 샤워, 색칠된 얼굴, 정리된 옷, 그리고 구두를 신고 가는 새로운 공간 사무실. 그 곳으로 가면 삶이 달라질 것 같은데. 그리곤 다시 고개를 젓는다. 회사 업무에 쓰러졌던 날들, 직장 상사와의 힘들었던 날들이 떠오른다. 다시 가고싶지는 않다.
괜찮은 다른 직장을 찾으면 달라지지 않을까? 직장 구성원이 달라지면 괜찮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만큼 불확실한 것도 없다. 내가 뽑히기 전에 이미 뽑혀 자리한 사람들, 그 사람들 모두를 인터뷰하고 취직할 순 없다. 취업은 답이 아니다. 아이를 두고 9-6시 패턴으로 돌아가는 것도 무리다. 다시, 집. 또 원점이다.
집에서 행복할 순 없을까? 집에서 행복하고 싶다. 아니 편안하고 싶다. 만족하고 싶다. 거대한 인생 성공 프로젝트를 하려는 것도 아닌데 편하게 그냥 지내보기가 왜 이렇게 어려울까? 달달 볶는 가족 구성원도 없다. 넉넉하진 않아도 먹고 사는 기본적인 세팅에 위협도 없다. 그런데 왜, 자꾸 무기력해지고 재미없어질까?
작은 것에서 만족하라는 말, 작은 모든 것들에 감사하라는 말, 모르지 않는다. 그래서 감사일기를 쓰고 있다. 그러나 감사한 것과 즐거운 것은 다르다. 감사하지만 집에 있는 많은 시간, 행복하지가 않다. 자꾸만 혼잣말을 하게 된다.
'나, 행복하고 싶어. 즐겁고 싶어.'
무엇을 해야할까?
<행복: 집에서요?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