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하루에 방 하나씩, 방문해 보세요.

[행복: 집에서요?] -02- 집 순이 님께

by 영국 엄마달팽이

-무직장 사회인, 집 순이 님께-


집 순이 님, 우리는 감각으로 살아가는 동물이에요. 우리는 보고, 듣고, 느끼고, 먹고, 냄새 맡는 것들에 영향을 받습니다. 즐거운 마음, 활기찬 마음, 무기력한 마음, 지루한 마음, 그 모든 감정도 결국은 감각에서 옵니다. 우선은, 감각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을 '변화'시켜보면서 자신의 감각이 어떻게 변하는지 관찰해 보는 것, 재밌을거에요. 그 중에서 우리가 보는 것, 보는 것을 한 번 변화시켜 볼까요?




자, 집입니다. 언제나 있는 그 곳, 순이 님의 집. 무엇을 보는지, 그것을 좀 건드려볼까요?


채우고 싶은 것들이 있을 수 있어요. 아니면, 없애고 싶은 것들이 있을 수도 있죠. 없어져봐야 알고, 새로 들어와 봐야 압니다. 그런데 무엇이 들어오든 나가든 모두 '없애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해요. 들여오고 싶은게 있어도 공간을 만들어야 하니까요. 비워봅시다. 집에 있는 물건들.


집 순이 님이 말씀하셨듯, 사무실을 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매일 보던 것이 없다는 것도 좋고, 매일 보던 물건과 다른 물건들이 주는 느낌도 좋죠. 직장에는 가고 싶지 않지만 출근은 하고 싶다는 사람들도 많아요. 출근이라... 어딘가로 가면 내 몸에 얹는 것들부터가 달라지죠? 머리카락, 얼굴, 몸에 얹는 옷들, 발에 끼우는 신발, 모두 달라집니다. 사실 직장이라는 장소에서 뭔가를 정말 느끼는 건 아닐 수도 있는데, 그 곳으로 가는 달라진 내 몸을 '구경하는 것'이 하나의 만족을 가져다 주기도 합니다.


자, 보는 것이 달라지면 우리의 감정은 달라집니다. 우선, 내가 있는 이 곳, 항상 있는 이 곳을 다르게 바꿔보세요. 그러면 이 곳에 들어서는 순이 님의 머리카락, 옷, 심지어 양말까지도 다르게 하고싶어질 지 몰라요. 


호텔 조식바에서 아침을 드시고 싶으신가요? 식탁 주변을 바꿔봅시다. 내일 아침부터는 긴 하얀 셔츠에 잘 어울리는 레깅스를 입고 나타나고 싶어질 지도 몰라요. 아니면, 지성미 넘치는 카디건을 걸치고 싶으실지도 모르죠. 호텔 조식바에 맞는 물건을 사 들이기 이전에, 호텔 조식바에는 없었으면 하는 물건을 나의 식탁에서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버리던지, 서랍으로 정리하던지, 보이지 않게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필요해요.




편안하고, 즐겁고 싶으시다고 그러셨죠? 편안함을 느끼게 해 주는 물건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눈을 감고 가만히, 가장 편안한 그 곳으로 여행을 가봅니다. 그 곳은 무엇들로 가득차 있나요? 따뜻한 조명일지도 모르고, 푹신한 쿠션인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시원한 색깔의 커텐이 주는 분위기인지도 모르죠. 가만히 생각해 보세요. 텅 빈 곳을 원하는지, 아기자기한 물건들이 꽉찬 곳에서 위안을 받는지, 가만히 그림을 그려보세요. 그리고 눈을 뜹니다.


자 이제, 오늘부터 하루에 방 하나씩, 방문해 보세요. 그리고 행복과 위안과 즐거움을 주는 아이템을 찾아봅니다. 진정으로 소중히 여기는 물건들만 그대로 두는 겁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보이지 않는 서랍에 넣던지 아니면 이 기회에 굿바이, 안녕을 선사하세요. 행복과 즐거움은 감정이고 우리의 감정은 보는 것에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하나씩 원하는 것들만 보이는 곳에 두는 겁니다. 선택의 기준은 언제나, 감정입니다. 행복하고 설레며, 나를 돕는 물건들, 그것들을 잘 찾길 바래요.




물건을 정리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모든 물건에는 자신의 '과거'의 감정이 담겨있거나 '미래'의 감정이 담겨있어요. 과거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물건, 혹시 필요할 지 모른다는 감정은 물건을 버리기 어렵게 하지요. 그러나 결정은 언제나 늘 '지금'으로 해야해요. 과거의 감정과 미래의 감정이 '지금'을 온전히 즐겁게 해주고 안정되게 해준다면 그 물건은 충분히 계속 우리 주변에 있어야 해요. 하지만, 단지 과거의 어느 시점을 떠올리게만 한다는 정보성만 가득한 물건은 아닌지, 혹은 미래의 어느 시점을 불안해 하며 갖고 있는 보험적 물건이기만 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을 행복한 기분으로 채우기 위해서 오늘 이 '정리'의 작업을 하고 있는거니까요. 


한 번, 잘, 버려보세요. 아마도 그것이 선사하는 다른 유익한 정신적 역동이 있을거에요. 한번, '버려'보자구요, 까짓거.




<행복:집에서요?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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