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선물하기] 20일간 글쓰기 모임
미션:
오늘은 금요일이지만 미션이 있습니다.
친구(딸)가
열심히 살아온 자신에게 선물을 해봅니다. 다른 사람이 아닌 오직 나만을 위해서 말이에요
(중략)
자신에게 준 선물을 채팅방에 사진으로 인증하고,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써주세요.
나에게 선물.
때마침 큰 선물이 도착했다. 나 홀로 집에. 이 집에 나 혼자 남겨졌다. 내 큰 친구(남편)와 내 어린 다른 집으로 전출되었다. 약 10-14일 정도가 될 것 같다. 모두가 온라인으로 일을 하고 학교를 가니 가능한 전출. 나는 이 곳, 학교에 실물 도장 출퇴소를 해야 해서 남겨졌다.
옆 문 입구에 늘 세네 켤레 북적이던 공간에 덩그러니 내 신발 하나.
늘 종이와 가위와 스케치들로 굿판이던 바닥도 텅 비었다.
내가 원하던 그 '텅 빔'이 내게 왔다.
귀가 이상하다. 일상 소음이 일시에 사라져서인가. 귀에서 밍밍, 기계음이 나는 거 같다. 물속에 잠수하고 지내는 것 같다. 내 귀가, 소리를 찾아 떠나기 시작한다. 타의로 들어오던 소리들이었는데, 자의로 찾아 나서는 건지. 몸에 뵌 습관이란 참.
가족은 사랑이고 고독은 축복이라고 절로 문구가 터져 나온다. 오랜만이다 너.
떠나던 큰 친구 왈, "그, 5일 동안 하던 묵언 수행. 코로나로 거기 못 가는 거 아쉽다고 했잖아? 여기를 다 주고 가노라!"
하하하. 고맙다 친구!
혼자된 지 3일째다. 혼자라서 좋은 것은 내 맘대로 Go, Stop을 할 수 있다는 것. 글을 쓰다 밥하러 가고, 글 읽다 불려 가고, 뭐 그러던 게 없다. 내내 쓰고 내내 읽고 내내 정리하고. 흐름이 강제로 끊기지 않는다는 것. 자유다.
또 혼자라서 좋은 건, 규칙적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달리고, 호흡하고, 먹고, 쓰고, 읽고. 이 모든 것의 큰 순서에 차례가 생겼다. 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그러나 나는 안다. 이 좋은 것도, 없어봤기에 좋은 줄 안다는 것. 언젠간 다시 들이닥칠 나의 동거인들이 올 것을 알기에 지금 이 홀로가 더 달콤하고 귀함을 안다. 그들이 가면 가서 좋고, 오면 와서 좋다. 결국, 나는 다 가진 여자다!
오늘, 지금 이 내 마음의 상태가, 나의 감정선이, 내 선물이다. 이런 내 마음의 경험이 선물이다.
이래도 좋다. 저래도 좋다. 다 좋아서 좋다. 내가 좋다니 내가 참 좋다!
미션:
오늘은 금요일이지만 미션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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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살아온 자신에게 선물을 해봅니다. 다른 사람이 아닌 오직 나만을 위해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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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지에서) 가족들의 선물을 먼저 고르고 나서 제 선물도 사야겠다고 결심했는데, 막상 저를 위한 물건을 쇼핑하려니 그게 망설여지는 겁니다. 이미 큰 지출을 하기도 했고, 굳이 그 물건이 꼭 필요한 것인가?라고 생각하게 되니, '나는 그냥 양보하는 게 낫지 않겠나?' 이런 생각이 든 거죠. 더 큰 문제는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또 무엇을 사고 싶은지 잘 모르겠더군요. 나만을 위한 작은 선물을 사는 행위조차 버겁고 어려운 과제처럼 느껴진 것이죠.
여러분도 저와 같은 경험이 혹시 있으신가요? 다른 사람을 배려하느라, 늘 자신은 뒷전으로 미뤄두는 것 말이에요. 가장 소중한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인데, 저는 늘 어떤 결정의 순간마다 우선순위에서 밀려있더라는 거죠. 혹시 저와 같은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실 분들을 위한 미션을 만들어봤어요. 오늘은 그래서 오직 여러분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져볼 거예요. 그것은 바로, 작고 사소하더라도 여러분을 위한 선물을 스스로에게 건네보는 거예요. 그동안 수고했다고, 열심히 사느라 고생했다고, 오직 나만을 위한 선물을 하는 겁니다. 가격에 상관없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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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직 여러분 자신에게만 집중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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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하고 채팅방에 인증해 부세요. 그리고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짧게 써주세요.
-공대생의 심야서재, 이석현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