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이야기의 마지막
나를 달래며
아무것도 안 하고 원래대로 돌아가려는 힘은 세다. 나아지려는 마음으로 부지런히 불을 지펴야 딸려가지 않을 수 있었다. 그나마 나이가 들면서 시간을 돌아보게 되고 다년간 데이터가 쌓여 나를 예전보다 잘 알게 되었다. 완벽히 고쳐지지 않겠지만 시간을 들여 보완하면 된다는 여유도 생겼다. 언제 마침표가 찍히는지 몰라서 인생은 몹시 불확실 하지만 평균수명을 생각하면 대강 살기에는 무척 길다. 그리고 나아지는 모습을 기대하고 지켜보는 재미는 쏠쏠하다.
한꺼번에 좋아지지 않더라. 한 번에 바꾸기는 어려웠다. 달라지고 싶은 마음의 씨앗들을 심었다. 더디게 싹이 났고 느리게 자란다. 말려 죽이지 않고 키워가고 있다. 식물을 키울 때 매일 지켜보고 물을 많이 준다고 잘 자라지 않았다. 식물에 따라 필요한 만큼만 물을 주고 약간 무심히 두어야 잘 자란다. 잘 지켜보자는 마음이면 충분했다. 나의 변화도 그랬다. ‘왜 안 해? 왜 안 하냐고!’ 다그쳐봐야 ‘에라 모르겠다.’며 쉽게 관두었다. 그래서 나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게 달래 가며 조금씩 했다. 나눠서 정리하고, 오늘은 책상만 치우고, 이번 달은 지갑정리만 잘해보고 하면서 지금의 내가 되었다.
물론 지금도 완벽하지 않다. 처음에 비해 괜찮아졌을 뿐이다. 조금조금 했던 일들이 뭉쳐서 효과를 발휘하자 차츰 수월해졌다. 정리를 하니 필요 없는 물건을 덜 사서 절약이 되었다. 운동을 하면서 필요 없는 군것질이 줄었고 건강하게 먹는데 관심이 늘어났다. 덜 사고 덜 쟁여 놓으니 정리가 쉬워졌고, 다 꺼내서 한꺼번에 정리하지 않고 평소 하는 청소로도 깔끔하고 만족스럽게 지낼 수 있었다. 깊은 우울감에 사로잡히지 않고 스스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마음을 살펴가며 살고 있다. 기분 전환에 운동과 공간정리가 도움이 많이 되었다.
완벽한 지점을 알고 있는데 나는 이르지 못해서 아쉽다. 남들에게 자랑할 만한 성취도 없어서 소심해진다. 허술한 내가 안쓰럽기도 하다. 야무지지 못해도 나아져 보겠다고 야무짐을 흉내 내며 이런저런 시도를 하는 게 기특하니 나를 좋게 봐줘야겠다. 나의 시간들을 돌아보며 계속해서 삶을 꾸려가 볼 생각이다.
몸의 건강함을 챙기는 - 운동
편안한 속을 챙기는 - 채식
생활을 안전하게 하는 - 절약
좋은 공간에 있게 하는 - 공간정리
마음을 챙기는 - 마음정리
앞으로도 이렇게 나를 챙겨가며 더 좋은 모습의 나를 만나며 살아가겠다. 이 글도 끝까지 쓸 수 있어서 무척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