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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Apr 30. 2022

누군가를 싫어하면 할수록 더 닮아가는 한 소녀

영화 <불도저를 탄 소녀> 리뷰


누가 그 소녀를 불도저에 타게 만들었을까? 세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단단해져야만 했던 한 소녀의 분노가 가득 담긴 박이웅 감독의 영화 <불도저를 탄 소녀>는 2021년 4월 7일에 개봉했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이 영화는 김혜윤 배우의 영화 첫 단독 주연작으로 제43회 청룡영화상, 제10회 들꽃영화상에서 신인배우상을 수상한 바 있다. 단역, 주조연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의 필모를 쌓아온 김혜윤 배우의 저력이 빛나는 순간이다. 



물리적인 힘은 약하지만 불도저 같은 실행력을 가진 혜영의 모습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상상 속에서나 행할 수 있는 말과 행동들을 직접 입 밖으로 내뱉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결코 참지 않는다. 그렇게 불안한 상황이 연속으로 나타나지만 영화 내내 두려운 모습 없이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이는 혜영은 팔뚝의 타투나 거친 말투로 겉모습을 감추어 보아도 그저 무모하고 한없이 약한 소녀일 뿐이었다. 늘 공격적인 말과 행동을 보이는 탓에 주변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밀려나지만 끊임없이 부딪히는 모습에 깨지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그래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다.



혜영은 먼저 공격하지 않는 이상 절대 공격하지 않지만 이 세상은 혜영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다. 그런 탓에 매사에 불도저 같은 모습을 보이는 혜영. 그런 혜영에게도 단 한 명, 보호해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 바로 혜영의 동생이었는데, 그 모습이 무모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자신이 받지 못했던 보호를 동생만큼은 보호해주고 싶은 누나의 마음과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 생활환경이 혜영을 그렇게 만들기도 했겠지만 결국에는 아버지와 같은 길을 선택하면서 벗어나지 못하는 혜영의 불도저가 마냥 사이다처럼 느껴지지는 않았다.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혜영만 그 진실을 기억하고 끊임없이 상처 입을 그 감정이 소용돌이친다. 누군가를 싫어하면 할수록 더 닮아가는 한 소녀의 모습만이 남아있었다.



혜영이 불도저를 탔을 때 그를 따라오는 차들이 마치 혜영을 호위하듯 뒤를 따라오는 행렬을 제외하곤 사회의 어른들은 혜영을 판단하고 판결할 뿐 도와주지 않는다. 어른들이 보여주는 모습이 그들이 불도저를 타게 만들고 제지하는 모습들이 다라서 물리적인 힘을 행사하거나 권력으로 힘을 누르는 방식으로 나오다 보니 왠지 모르게 혜영을 응원하게 된다. 작은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 강렬한 힘이 화면을 넘어온다. 불도저처럼 끊임없이 밀다가 끊임없이 밀려날 때의 혜영의 표정이 안타깝다. 이제는 불도저의 본 기능처럼 고르게 자신의 길을 다지길 진심으로 바란다. 혜영과 같은 소녀들이 사회의 부조리함에 홀로 맞서지 않도록 어른들이 도와주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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