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피아워> 리뷰
버스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 밝은 경치를 그들을 맞지만, 안개가 자욱한 하늘을 마주하며 기다렸던 일이 무산되지만, 서로를 바라보는 미소를 유지하며 다음을 기약한다. 어느 순간부터 시간이 지날수록 약속 잡기가 까다로워지는 세월은 그동안 그들이 겹겹이 쌓아온 우정의 행복으로 무거움을 덜어가 일정한 무게를 유지하고 있었다.
장면이 전환되듯 집에 들어오는 순간 행복은 자취를 감춘다. 친구들에겐 이야기하지 못했던 모습이 펼쳐지며 마치 드라마 속의 주인공처럼 행복한 삶을 연기하는 것처럼 보인다. 누군가 알아봐 주길 바랐지만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들고 가까울수록 더욱 말하기 힘든 이야기는 사실을 알수록 더욱 어려워진다. 각자를 비추는 빛이 그들의 틈새를 파고들어 작은 균열을 일으키고 불행한 순간들이 밀려오기 시작한다.
늘 같은 버스 안의 승객이었지만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모를 그런 사람이라서 더욱 솔직할 수 있는 그 순간을 마주하며 진정한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억지로 붙잡아 왔던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며 여러 군데 퍼져있는 감정을 한군데로 모은다. 불행에서 행복으로 가는 버스는 늘 그 자리에 있었지만, 눈에 어른이지만 결핍된 모두가 불행한 하루를 보내는 걸까.
워크숍 장면과 낭송회 장면이 길었던 이유는 내가 집중하지 못했던 이유와 비슷해 보인다. 연결고리가 짙은 이에게는 큰 관심을 기울이고 그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만 연결고리가 얕은 이에게는 그다지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게 된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어떤 부분이든 자신에겐 중요하지만, 상대방에겐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 긴 시간을 통해 전달되기 마련이니 누구도 알 수 없는 끝을 중간 장치를 통해 더욱 알 수 없게 마무리한다. 그저 뒷모습을 비추고 있는 카메라가 어떤 판단도 함부로 하지 않게 만든다.
분명한 건 어떤 이야기든 나누지 않는다면 그건 이야기가 아니라 그저 생각일 뿐이라는 것.
모두에겐 같은 시간이지만 각기 다른 시간의 친구들이 만나 중심을 유지한다. 그들의 일상을 조명하여 의미 없는 행위조차 의미 있게 만드는 영화의 연출이 이미 파편으로 금이 갔던 문제들을 다시 돌아볼 수 있게 한다. 어른임에도 결핍될 수 있고 아이임에도 단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결말의 끝이 어떤 모습일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화 제목과는 사뭇 다르지만, 희로애락이 느껴지는 영화 해피아워, 5시간이라는 긴 상영시간임에도 이야기를 진행해 가는 방식이 지루하지 않고 흥미진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