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스트 시티> 리뷰
예고편을 보고서 부모님과 함께 보러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영화를 예매했다. 요즘 들어서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많이 가지게 되었다. 친구보다는 부모님과 영화를 관람하게 되면서 어렵고 묵직함이 가득한 영화 보다는 함께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찾게 되었고 영화 예고편에서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로스트 시티가 딱 맞는 영화였다.
항상 곁에 있던 이가 영원히 나의 곁을 떠나간다면, 우리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소설 작가인 로레타는 평생을 약속했던 이를 떠나 보내면서 자신의 삶도 멈춘 듯 표류하고 있다. 그렇게 방에 갇힌 로레타는 어떤 상황이나 미래에 있어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는 생각의 괴리감에 갇혀 누군가가 떠나가더라도 또 다른 이가 있다는 것을 간과한다. 주변의 시간은 흘러가는데도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 오지 않는 이를 기다린다.
반짝이 옷은 언제나 흥겹다. 위기 상황에서도 반짝 반짝 빛나니까 다음을 생각할 수 있게 만든다.
끊임없는 위협이 모험으로 변하며 누군가의 모험을 써왔던 로레타가 본격적으로 자신을 발굴한다. 그동안 겁내고 두려워 묻어두었던 것들이 한순간에 펼쳐지기 시작한다. 결국 가둔 것은 타인이 아닌 자신이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렇게 자신이 얽매어 온 무의식을 끊어내고 편견으로 바라보고 단정 지었던 타인을 마주보며 감싸 안기까지 한다. 동반자는 이상형을 찾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함께 할 사람이니까.
멈춰버린 삶의 시간을 제시간으로 돌아가게 하며 뒤보다는 앞을 바라본다.
일반 할리우드 모험 영화와 비슷한 설정과 뻔한 결말이 재미를 반감 시키지만 멋진 풍경과 어우러지는 배우들의 연기가 모험을 중심으로 한 영화를 생동감 있게 만든다. 상상하지도 못한 허술함에 환장 케미가 제대로 드러나는 산드라 블록과 채닝 테이텀의 모습이 아쉬운 점들은 보완해 가면서 영화를 조금 더 기억남게 했다. 이미지 변신을 위해 다분히 노력하고 있는 다니엘 래드 클리프, 그의 악역 연기는 이가 갈릴 정도로 놀랍지만 한 번 각인된 이미지가 쉽게 바뀌진 않아서 보면서도 해리포터를 생각하는 내 자신이 조금 미워졌다.
빵 터지는 웃음을 위해 갔는데, 정말 ‘빵만’ 터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