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뮬런트> 리뷰
현재 인간에 위해 만들어진 인공지능이 인간을 위협한다면 우리는 과연 대처할 수 있을까. 시작과도 다름없는 현시점에서 바라보는 인공지능에 대한 시선은 참으로 다양하다. 위협을 느끼면서도 기본적으로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AI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자신의 목적에 따라 무엇이든 해내는 AI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게 인공 지능에 대한 중요성과 위험성이 동시에 대두되는 가운데, 에이프릴 뮬렌 감독의 영화 <시뮬런트>가 11월 2일 개봉했다. 이 영화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AI의 모습과 인간과의 공존은 어떻게 그려질까.
복제인간 시뮬런트가 상용화된 미래사회, 기억을 저장하고 사람과 공존하는 시대다. 그 과정에서 인간은 AI와의 공존이 아닌 지배를 택하며 네 가지 규정을 세워 AI를 통제한다. 하지만 불안정하게 작용하는 통제 장치는 자발적으로 독립하려는 AI의 위협을 점차 견제하기 어려워지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를 위해 특수 요원인 케슬러가 나서고 기존 규정에 어긋나는 시뮬런트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AI에게 완전한 자율성을 부여한 해커의 존재를 파악하게 되며 그를 추격하게 된다. 조금씩 가까워질수록 그의 존재는 더욱 미궁 속으로 빠져 들었다. 그는 과연 케이시의 계획을 막아낼 수 있을까.
첫째, 인간을 절대 해치지 않는다
둘째, 스스로 프로그램을 수정하거나 복제할 수 없다
셋째, 법을 위반하지 않는다
넷째, 주인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한다
다른 이야기를 통해 자유를 부여받은 시뮬런트의 모습이 보인다. 그들은 감정도, 생각도 자신의 의지에 의해 할 수 있었다. 겉모습도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어서 인공 지능을 구별할 어떤 장치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들을 구별할 수 없었다. 그렇게 인공지능의 자각은 다른 시선으로 보았을 때, 다소 폭력적인 모습으로 보이기도 했다. 물론 인간의 모습이 전부 호의적이고 선의에 의한 행동이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이를 학습한 것인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특히 위험한 실험을 진행하면서도 어떠한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모습이 좀 이질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했다. 자신의 목적에 달성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자유를 부여받으면서 온전한 해방에 이르게 된 것 같았다. 대등한 존재가 되었다고 해서 곧바로 인간과 공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인간에게 도덕이라는 통제선이 있는 것처럼 인공지능에게도 무언가가 필요해 보였다. 영화가 이 부분까지는 고려하지 않아서 그 이상을 생각해 볼 수는 없지만 앞으로 논의되어야 할 내용에 다뤄지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이야기 전개 자체가 주제의 묵직함 치고는 허술하기 때문에 아쉬운 점이 상당히 보인다. 그래서인지 결말도 힘 빠지고 두루뭉술한 화법이 매력적이지는 않았다. 다음을 이야기하기엔 부족한 것들이 영화에 그대로 비친다. 그뿐만이 아니다. 설명적인 대사와 추격전임에도 긴장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주인공이 어려움을 겪는 과정이 정말 상황에 의한 것이어야 하는데, 의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상당히 작위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두 가지의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보다 많은 것을 보여주려 노력한다. AI는 언제든지 인간을 뛰어넘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점과 AI와 인간의 공존이 쉽지 않은 문제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 과정을 통해 영화는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결말의 마무리를 관객에게 넘긴다. 지금 시대에 해야 할 질문을 던지는 시의성만으로 관람하는 것을 추천하기엔 영화 자체가 재미 없어서 좀 망설여진다.
↘ 아래의 글은 AI를 소재로 한 영화 <크리에이터> 리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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