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듄 파트 2> 리뷰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 파트 2>가 2년 만에 돌아왔다. 2024년 2월 28일에 개봉한 이 영화는 <듄>의 속편으로 기다렸던 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듄>에서는 듄이라는 세계를 구성하는 이야기를 다뤘다면 <듄 파트 2>에서는 듄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본격적으로 영화를 관람하기 전에 전편보다 더 방대해진 세계관과 기존의 용어들을 알지 못하면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있으니 꼭 전편을 관람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듄은 무조건 특별관인 아이맥스에서 관람하는 것이 좋다.
황제의 모략으로 인해 아트레이데스 가문이 멸문한 가운데, 유일한 후계자 폴은 어머니 레이디 제시카와 살아남아 사막으로 도망친다. 그리고 프레멘을 만나 그들이 사는 곳인 시에하 라는 곳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철저한 이방인으로서 자신의 길을 개척해야 하는 폴은 끊임없이 고민한다. 퀴사츠 해더락으로서의 삶을 거부하고 프레멘으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싶었던 그는 죽음이 가득한 예언을 잠시 뒤로 하고 프레멘으로서의 삶에 적응하며 살아간다. 그렇게 조금씩 성장하는 폴은 '우슬'이라는 이름을 받아 진정한 프레멘이 되었다. 무앗딥으로서 활약을 하는 그의 존재는 여러모로 위협이 되었기에 황제와 귀족 가문은 이들을 몰살하려 든다. 수많은 미래에서 본 적들의 승리 한가운데, 존재하는 단 하나의 승리를 과연 쟁취할 수 있을까.
인간이 과연 모든 것을 알게 되는 일이 '인간'에게 적합한 일일까? 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그것은 과분한 일이라고 답한다. 감당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해석에 따라 달라질 무언가를 걱정한다. 베네 게세리트의 예언과 계획은 완전한 미래를 향하고 있었지만 예언을 이용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희생에는 일말의 죄책감도 없었으며 그저 '통제'할 대상을 바랐을 뿐이다. 반면, 폴은 아라키스의 스파이스에 노출되어 각성하게 되며 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그 모습을 본 레이디 제시카는 구원이라 부르고 지배라는 실체를 파고든다. 나약한 자들로부터 시작되는 '리산 알 가입'이라는 구원의 존재를 심어둠으로써 폴은 자의로든 타의로든 페르멘의 지도자가 되어간다. 그들은 아라키스 사막 즉 듄에 사는 거대한 모래벌레인 샤이 훌루드를 숭배하며 언젠가는 구원자인 무앗딥이 나타나 프레멘들을 구원해 줄 것이라 믿었기 때문에 더욱 그를 신뢰하게 된다. 또한, 여타 지도자와는 다른 모습을 통해 선구자처럼 여겨지며 '관객'에게도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증명한다. 분명 미래이지만 야만적으로 느껴지는 행위를 '자신'의 기준에 따라 하지 않는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자신이 혐오했던 행위를 '권력의 위치'에 오르고 나서도 하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어떤 요소들과는 관련 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미약함과 무지를 깨닫는 데는 몇 년이 걸릴까? 어쩌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이 거대한 우주 속의 우리는 한없이 작은 존재이며 무언가를 정복하기엔 한없이 나약하다. 질서라고 정립되어 있는 것들은 실은 무질서하게 난립된 상태이며 끝없는 전쟁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이 무질서한 불완전함은 체제의 붕괴를 불러일으키는 일이었으나 그마저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심지어 기계가 사라지고 인간이 정신을 발달시켜 '예지력'이 발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세상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건 사실 한 번쯤은 무너져 내려야 할 운명을 타고났을지도 모른다. 다시 시작할 여지를 줄지는 현재에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영화에서는 본격적으로 인간의 나약함을 이용한다. 그들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 불안감과 적에 대한 두려움을 덮는 수단으로 '종교'를 이용한다. 동시에 그들을 지배하여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역시 '종교를 이용한다. 이 세상에 영원함은 없음에도 눈앞에 있는 것을 믿기 위한 것이라 말하고 있다. 신, 구원자, 메시아는 실존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누군가를 찾으며 실체를 찾으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한다. 그리고 종교의 잣대로 누군가를 지배하는 모습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생각을 가지게 한다. 결국 실체 없는 믿음의 허망함은 인간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에 따른 희생은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도 믿으려 할까. 그러한 진실을 진실을 알려줘도 인간의 과오는 반복될 것을 예견한 듯 <듄>에서 반복된다. 처음엔 믿음의 광기를 통해 공포를 느꼈으나 그로 인해 권력을 얻고 질서를 유지하는 모순에 설득될 뻔했다. 인간의 나약함으로 인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존재한다면 그걸로 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잠시 뒤 나오는 집단 광기는 여전히 존재하는 통제의 수단과 초의 경계를 넘나드는 힘은 결코 존재해서는 안 되는 무언가를 설명한다.
<듄 파트 2>는 전편에 비해 액션이 많고 더 웅장하기 때문에 화면이 꽉 차게 보는 게 좋다. 이왕이면 IMAX와 같은 특별관에서 관람하자. 기존 SF 영화에 비해 액션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듄>이라는 방대한 세계관을 잘 풀어내어 흥미로움을 유발한다. 감독이 만들고자 한 <듄>의 세계관을 구축하여 주제의식 또한 잘 담아낸다. 전체적으로 종교 및 영웅에 대한 의구심이 깔려 있는 주제가 잘 표현되어 있어서 흥미로웠다. 전작을 보지 않았거나 전반적인 용어를 알지 못할 경우 설정 이해가 어려울 수 있으나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영화다. 소설 또한 궁금하게 만드는 어려운 영화의 묘미를 꼭 느껴봤으면 좋겠다. 드뇌 빌뢰브 감독이 쿠키영상은 없을 거라고 한만큼 이번 영화를 보고 나서 바로 나오면 된다.
<듄 파트 3>이 공개될 때까지 그 자리에 있고 싶을 정도로 몰입감이 상당했고 영화가 끝나지 않았으면 했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듄>이 듄 세계관을 설명한 영화였다면 <듄 파트 2>는 본격적인 내용을 시작하며 폴의 변화를 중점적으로 다뤄냈다는 점이 주목할만하다. 그가 폴 무앗딥, 퀴사츠 해더락, 리산 알 가입으로서 어떻게 성장해 가는지 지켜보는 재미도 있다. <듄 파트 3>에서는 폴의 지도자로서의 모습, 챠니 카인즈에 대한 이야기, 동생인 엘리아 아트레이데스에 대한 이야기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결말을 맞게 될지 상당히 궁금해지는 가운데, 완결편인 <듄 파트 3>는 2027년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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