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선정 작품입니다-동시 부문
수업하기 싫다며 투덜거리던 볼펜이
뿌지직
파란 똥을 쌌다.
사방팔방
똥 냄새가 진동했다.
코를 감싸며
눈살을 찌푸리던 블라우스가 실수로
똥 위에 엎어졌다.
오늘 하루 마시멜로처럼 달달했던 블라우스는
고새
파란 멍투성이가 되었다.
쯧쯧
가여운 것!
물파스가 잽싸게 달려와
정성껏
멍을 지워 주었다.
무안해진 볼펜은 책갈피 속에 고개를 처박고
블라우스는 간신히 울음을 그치고
물파스는 의기양양하게 제자리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