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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월 Feb 05. 2024

나를 먼저 돌보기

오늘도 마음챙김


옛날에 곡예사 한 쌍이 있었습니다. 스승은 가난한 홀아비였고 제자는 메다라는 어린 소녀였습니다. 두 사람은 남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묘기를 공연하며 살았습니다. 먹고살기 위한 방편이었습니다.


두 사람의 곡예는 위험천만한 묘기에 가까웠습니다. 스승이 긴 대나무 장대를 이마에 얹어 세우면 어린 소녀가 천천히 그 장대 위로 기어 올라갑니다. 소녀가 장대 맨 꼭대기에 올라가면 스승은 그 상태로 앞뒤로 걸어 다니며 묘기를 선보였습니다. 사람들은 이 모습을 보며 박수를 쳤지요.   

 

이 묘기를 실수 없이 해내려면 스승과 제자 모두 완벽하게 균형을 유지해야 합니다. 자칫 균형을 잃게 되면 소녀는 바닥으로 떨어져 큰 부상을 입게 됩니다. 사고가 나지 않으려면 두 사람 모두 온전히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어느 날, 스승이 어린 제자에게 말했습니다.  

“메다야, 내 얘길 잘 들어라. 나는 너를 지켜볼 테니 너는 나를 지켜보거라. 그래야 우리가 서로 도와 균형을 유지하여 사고를 막을 수 있단다.”


소녀는 스승의 의견과 달랐습니다.  

“스승님, 제 생각에는 우리가 각자 자기 자신을 지켜보는 것이 더 낫다고 봅니다. 자신을 돌보는 것이 우리 둘을 돌보는 것이 됩니다. 그렇게 할 때 사고도 피하고 먹을 것도 넉넉히 벌 수 있을 겁니다.”


부처는 곡예사의 얘기를 전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이가 옳게 말했다.”


초기경전에 나오는 부처의 예화입니다. 두 사람이 힘을 합쳐 해내는 일에서조차, 자기 자신을 돌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남들이 어떻게 볼까에 신경을 씁니다. 그 바람에 적지 않은 에너지를 쓰며 힘들어합니다. 이러한 패턴이 습관화되면 나중에는 원망이 생깁니다. 자신을 돌보지 않은 결과입니다.  


틱낫한 스님은 자기 자신을 돌보는 마음챙김을 강조합니다. 그러면 자기 자신에게서 끝나지 않고 가정과 학교, 사회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입니다. 가정에서 마음챙김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온 가족이 깨어 있는 마음으로 살게 되고, 한 학급에 한 학생이 마음챙김하면 전체 학급이 그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고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대 자신을 어떻게 가치 있는 존재로 만들까, 그것만 걱정하세요. 그대가 최선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주변 사람들 각자가 최선을 다하도록 일깨워주는 가장 확실한 길입니다.”


남을 의식하기 전에, 남을 탓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돌보는 일은 마음의 평화를 얻는 길이자, 자신이 속한 그룹과 사회를 밝게 하는 길입니다.  


#1분이야기숙고명상

#나를먼저돌보기

#오늘도_마음챙김

#명상인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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