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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월 Feb 21. 2024

당신은 슬픔보다 큰 존재입니다

인생학교에서 그림책 읽기


내 안에는 다양한 ‘나’가 있습니다. 그 ‘나’는 여러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감정에 예민한 나도 있고 그렇지 않은 나도 있습니다. 감정이 예민한 ‘나’는 순식간에 변하는 감정에 휩싸이곤 합니다. 오늘은 기쁘지만 내일은 슬프고, 아침엔 명랑했다가 저녁엔 우울하기도 합니다. 기쁘고 즐거울 때는 괜찮지만, 슬프거나 우울할 때는 무기력해지거나 도망치기 바쁩니다.   


슬픔을 대하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았고 가르쳐주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이들이 슬픔이란 감정을 마주하는 데 서툽니다.


그런데 슬픔을 피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 피하면 당장에 효과가 있지만 계속 피하다가는 더 큰 슬픔에 맞닥뜨리게 됩니다. 그림책 《슬픔이 찾아와도 괜찮아》는 슬픈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한 힌트를 제공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살며시 문을 열어보니 누군가 여행 가방을 들고 슬픈 얼굴로 서 있습니다. 슬픔입니다. 슬픔은 계속해서 주인공의 주변을 맴돕니다. 때로는 바싹 붙어 앉아 숨 막히게도 합니다. 슬픔을 숨겨보려고 가둬보려 하지만 어느새 온통 스며들고 맙니다.  


이 책에서는 슬픔을 떼어내기 어렵다면 겁내지 말고 말을 걸어 보라고 합니다. 어디서 왔는지, 무엇을 바라는지 물어보라고 합니다. 슬픔의 말에 귀 기울이는 방법은 슬픔이란 감정을 무조건 밀어내지 않습니다. 때로는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듣고 따뜻한 코코아를 마시면서 함께 좋아하는 걸 찾아보는 일입니다.  


슬픔이 바라는 건 그저 안아 달라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럴 땐 꼭 포옹해 주세요.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며 잠드는 동안, 슬픔은 작아지고 작아지다가 결국 사라지기도 하니까요. 그러다 잠에서 깨면 새로운 날이 시작됩니다.


슬픈 일을 겪으면 처음엔 슬픔을 부정하고 거부합니다. 슬픔을 대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럴 땐 슬픔에 대한 당신의 감정을 인정해 주세요. 그런 다음 귀를 기울여 슬픔이 말하는 소리를 들어 보세요. 슬픔이 조금씩 옅어지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슬픔은 늘 우리 곁에 있습니다. 슬픔을 받아들이는 데에도 요령이 필요합니다. 슬픔도 불안도 외로움도 분노도 모두 내 안의 감정입니다. 이를 받아들이면 당신의 진짜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 책의 저자 에바 엘란트는 슬픔을 반드시 이해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합니다. 슬픔이란 감정을 자연스럽게 느끼고, 외롭지 않도록 꼭 껴안아 준다면 슬픔이 찾아와도 더 이상 두렵지 않게 됩니다. 무엇보다 당신은 슬픔보다 더 큰 존재입니다. 이 사실을 잊지 않으면 됩니다.


#그림책이선생이다

#슬픔이찾아와도괜찮아

#에바엘란트

#인생학교에서그림책읽기

#명상인류로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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