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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월 Feb 26. 2024

알아차림의 힘

지금 여기


미국 워싱턴 D.C. 국립동물원에서 있었던 실제 사건입니다. 당시 동물원에는 모히니라는 이름의 암컷 흰 호랑이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세 평 정도 되는 좁은 우리 안에서 생활했지요.


모히니는 우리 안에서 끊임없이 앞뒤로 왔다 갔다 하면서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이를 본 몇몇 자연보호가와 동물학자들은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모히니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를 의논했습니다. 마침내 그들은 모히니를 우리에서 풀어주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들이 모히니를 야생의 자연으로 풀어준 장소는 프론트 로열입니다. 그곳은 야생이 보존된 넓은 지역인 데다 언덕과 연못이 곳곳에 있어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이윽고 모히니를 풀어주는 날이 다가왔습니다. 그들은 호랑이가 이 새로운 환경에서 잘 적응하리라 기대하며 들뜬 마음으로 우리를 열어제쳤습니다. 모히니는 풀려나자마자 눈앞에 보이는 풀숲으로 쏜살같이 달려갔습니다. 금세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졌습니다.


동물학자들은 풀숲으로 사라진 모히니를 관찰했습니다. 모히니는 야생의 자연으로 들어가버렸지만  멀리 가지는 못했습니다. 곧  그들 모두를 놀라게 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모히니는 동물원 우리에서 하던 행동을 똑같이 반복했습니다. 앞뒤로 계속해서 왔다 갔다 하며 불안해하는 행태를 멈추지 않았던 것이죠.  


시간이 지나도 모히니의 행동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같은 행동을 되풀이했습니다. 안타깝게도 모히니는 야생으로 돌아갔지만 죽을 때까지 동물원에서 배운 습성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타라 블랙의 책 《자기돌봄》에 나오는 일화입니다.  


모히니는 자신이 살아오면서 굳어진 습성과 패턴을 자연스럽게 여겼습니다. 습관 삶을 제한하고 가둬버린 겁니다. 우리에서 풀려났으나 반복된 패턴 앞에서 주저앉고 만 것입니다.  


사람 역시 자의든 타의든 환경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 영향이 부정적이고 닫혀 있으자신이 가진 능력을 평가절하하고 안주하려는 습관을 갖습니다. 스스로를 위축시키고 그렇게 살아가는걸 당연하게 여깁니다.   


긍정심리학에서 말하는 학습무기력이 그것입니다. 생쥐 실험에서 생쥐가 문이 열려 있는데도 전기자극으로 인한 공포 때문에 나가지 못하는 것처럼, 사람 또한 무의식적인 학습과 경향성으로 인해  스스로 함정에 빠집니다. 이때는 아무리 좋은 동기나 자극이 주어져도 반응하지 않게 됩니다.


다만, 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이 있다면 조건화된 삶을 알아차리는 메타 인지 능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생각하는 자신을 바라보는 능력, 자신의 생각을 알아차리는 능력이 그것입니다.


내면을 바라보는 힘이 있거나, 자신이 온전한 존재라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그리고 누군가가 정확한 팩트를 바탕으로 적절한 자극을 주어 알아차리게 해준다면 무기력의 감옥에서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모히니의 삶이 안타까운 건 이 모두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자신의 자동적 습관과 패턴을 알아차리는 일은 더 나은 삶을 사는 유용한 비결입니다.


*숙고명상

당신을 주저앉히는 습관은 무엇인가요? 그 습관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나요? 만약에 습관을 알아차리고 고친다면 당신의 삶은 어떻게 전개될까요? 상상해 보세요.    


#1분이야기숙고명상

#지금여기

#알아차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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