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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dmoon Mar 21. 2017

늦여름, 그리고 초가을

Day 6-2, Paris, France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노란 은행잎들이 바람에 날려가고

  윤도현 - 가을 우체국 앞에서 中



듬성듬성 들어찬 가로수 사이사이 메마른 낙엽이 길에 나부낀다. 다가가 한번 밟아본다. 바스락거리며 부서지는 소리와 느낌. 오랜만이다.


이렇게 계절은  그들이 가진 다양한 모습 중 한 가지를 툭 떼어 나에게 가을이 왔음을 간접적으로나마 알리고 있다. 유독 덥고 길었던 2016년의 여름. 파리에서 잠시 비친 가을의 모습은 1년 만에 만난 오래된 친구를 보는 것과 같이 반가웠다.





9월 초,

파리의 날씨는 내 나이를 닮아 있다.     

늦여름과 초가을 사이의 애매모호함.


뜨거운 햇빛은

20대 끝자락의 화려한 마지막을 닮았고,

가끔 선선히 불어오는 바람은

20대의 작별을 고하는 쓸쓸함을 닮아 있다.     


셔츠를 벗고 햇빛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아직은 바람이 햇빛을 이길 때가 아닌 것 같았다.     

뜨거운 햇빛이 주는 생기에 그대로 나를 노출시켰다. 아직까지는 내가 20대라는 것을 호기롭게 증명하듯.






Season.1  - 안녕. 그리고 안녕

 [Spain, France]         by.mind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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