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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dmoon Mar 22. 2017

사랑의 서약 or 이별의 흔적

Day 6-4, Paris, France



#수많았던 웃음과 눈물은 모두 그저

추억이라는 제목을 지닌

한편의 수필 되어

기억의 책장 그 어딘가 남게 될 테고

시간이 흘러갈수록 그 위엔 먼지만

넬 (Nell) - One Time Bestseller 中



샤이요 궁 앞, 에펠탑 방향의 조그마한 철창 사이를 수많은 자물쇠가 채우고 있다. 녹이 약간 슬어 있는 자물쇠에 이름으로 추정되는 글자들과 날짜들이 보인다.


손을 살짝 대자 얕게 쌓인 먼지가 묻어 나온다. 문득 궁금해졌다.

자물쇠와 함께 걸었던 그들의 맹세는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지.     



두 부류일 것이다.

굳게 채워진 자물쇠처럼 계속해서 아름다운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

반대로 그들의 마지막은 오로지 자물쇠만을 남긴 채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그렇다면 이렇게 남겨진 자물쇠들은 사랑의 약속일까 이별의 흔적일까.


그리고 전자가 많을까 후자가 많을까.     


도대체 왜 사람들은 이런 증거들을 남길까. 이별의 흔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랑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감정이기에 이렇게라도 유형의 증거들을 남기고 싶어 하는 걸까. 그리고 그것에 의미 부여를 하는 것일까.


그렇게 두 존재의 목적을 정당화하기 위해 취하는 행동일까.     


물론 이렇게 말하는 나조차도 자물쇠를 걸었던 적이 있다.

남산타워 어딘가에 걸려 있을 자물쇠.


그때 생각이 났다.

그래서 이렇게 삐딱한 것 같다. 나에게는 자물쇠의 결과가 후자였기에.     

당시에는 영원할 줄 알았던.

열쇠만 버린다면 계속해서 굳게 잠겨져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Palais de Chaillot



굳게 잠긴 너의 마음을
처음으로 열었던 열쇠     
다시 굳게 잠긴 너의 마음에
똑같은 열쇠를 넣고 돌렸는데
왜 열리지 않았던 걸까     
너의 마음이 변한 걸까
내 열쇠에 녹이 슨 걸까




Season.1  - 안녕. 그리고 안녕

 [Spain, France]         by.mind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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