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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승 Mar 29. 2021

몇 시간이고 수다를 떨 수 있는 친구들에게

20년지기 달라도 너무 다른 친구들에게


정말 오랜만에 너희를 만난것 같다.

오랜만에 만났지만

만나지 못했던 시간 만큼의 어색함이 생기기는 커녕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꺼내놓는것을 보니

우리가 친구이긴 한가보다.


중학교 시절에는

같은 학원 다니면서 매일 붙어 지내고

심지어 주말에도 축구화랑 축구공 들고

하루종일을 함께 하곤 했었지.


고등학교 올라가서는

학교는 달랐지만 같은 독서실에서 공부해서

매일 밤 독서실 앞 편의점에서

컵라면도 같이 먹곤 했었던것 같다.


같은 교회를 다니면서

슬픈 일 있으면 같이 울기도 하고

때로는 별것 아닌 일로 싸우기도 하고 말이야.

하지만 그 만큼 함께 있으면서 엄청 많이 웃었던것 같아.


먹고사느라 바쁘다는 핑계로,

가족 신경쓰고 산다는 핑계로,

언제 먹자는 정확한 약속도 없이

"언제 밥 한번 먹자"만 실없이 던졌던것 같다.


그 일을 오늘에서야 해내고 나니

실없이 던졌던 그 말 한마디를 바로 해내지 못했던것이

마음 깊이 아쉽다.


몇 시간 동안

까페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오는 길에
그렇게 수다를 떨 수 있는 남자들은
우리 밖에 없을거라는 생각과 함께 

그렇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너희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참 고맙다 라는 혼잣말을 되뇌어 본다.


삶의 방식, 삶의 모습과 상관없이

우리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자

때때로 살면서 마음 아프고 지치는 날

"야! 쫌 나와봐" 그  한마디에

마치 어제 만난듯 그렇게 만나
또 한참을 수다를 떨자


머리가 희끗 희끗 해지고

손자가 태어나 할아버지가 되는 날에도

서로의 별명을 부르며 우리 친구로 그렇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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