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맴'의 미학에 대하여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잘하고 있는 짓인지 모르겠다면서
그저 헤매기만 하는것 같다는 너의 이야기의 마지막에
사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곤
'도움이 필요하면 내게도 말해' 정도였던것 같다.
물론 그 말 속에 담긴 나의 진심이 너에게도 간절히 닿기를 바랬지만
'나의 도움'보다도 길을 헤매는 여정 속의 '확신'이 너에게는 더 필요했을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의 '길'이 되었으면 하는 모습으로
보통 아주 곧은길을 상상하는것 같아.
우리의 삶이 잘 닦여져있는 포장도로 혹은 곧게 뻗어있는 고속도로와 같으면 참 좋겠지만
그렇기가 쉽지 않은 것이 우리의 인생의 여정같다.
다만 '길'을 우리의 인생의 메타포로 잠시 생각해보자면
'빠른 길'이 항상 '좋은 길'은 아닌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세상의 많은 길 중 우리가 아름답다고 하는 길들은
보통 차들이 들어갈 수 없는 길이거나
흙과 돌 혹은 주변의 나무 뿌리들이 그대로 드러나는 그런 모습의 길인것 같아.
우리는 그런 길을 걸으며 아름답다 말하고
우리의 마음을 위로하고 채워준다고 말하곤 하지
그리고 재미있게도 그렇게 우리의 삶을 채우는 아름다운 길들은
보통 누군가의 '헤맴'을 통해서 발견되곤 해
잘 닦여져 있는 길을 벗어나 잠시 헤매었던 누군가로부터
조금 거칠고 다듬어져있지 않은 멋지고 찬란한 길이 세상에 드러나는 것이지
너의 '헤맴'이 아름답기를 바란다.
그 헤맴 속에서 발견되어지는 무엇인가가
누군가의 마음을 가득 채우고 누군가의 삶을 아름답게 해줄 수 있기를 바래.
나도 너도
'헤맴'의 미학으로 오늘을 살아가보자
마음껏 헤매다 보면 뭐라도 발견되지 않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