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는 이런 글은 안 쓰려고 했는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 원하는 마음으로 작성해본다.
무엇보다 확진자가 지금 급증하면서 보건소에서 약도 배부가 안되기에 미리 상비약을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도 담아서^^)
남편은 모더나 백신으로 2차까지 맞았고 나는 화이자 백신으로 2차까지 맞은 상황이었다.
어디서 감염됐는지도 모른 채, 남편과 나는 1월 17일 확진, 아이들은 1월 18일 확진됐다. 첫째 아인 애매한 수치라고 보건소에서 판정을 보류한 걸로 봐서 첫째 아이가 가장 먼저 지나갔던 게 아닌가 싶다. (코로나 확진 후 완치된다 하더라도 바이러스 찌꺼기가 남아 양성으로 판정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지나고 돌이켜보니 놓쳤던 것들, 생각해봐야 할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주변에 확진된 사람이 없으면 친구가 없는 사람이라고 할 정도로 확진자가 많다 보니 먼저 걸린 나에게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다. 하나, 둘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금 생각해보면 첫째 아이가 먼저 걸렸던 것 같다. 13살 첫째 아이는 1월 10일에 열(38도가량), 발목 통증(근육통), 인후통(매우 경미해서 느끼지 못함 살짝 따끔) 증상이 있었다. 성장통으로 발목 아프다는 이야기를 자주 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병원에 가니 감기라고 해서 하루 약 먹고 바로 괜찮아졌다. 그러다 보니 이때 코로나라고 전혀 생각도 못했다.
사흘이 지난, 1월 13일. 11살 둘째 아이가 속이 울렁거린다고 해서 소아과에 갔다. 살짝 목이 부었다고 만약 약을 먹인 후, 계속 울렁이고 구토하면 '뇌수막염'일 수도 있으니 다시 병원에 오라고 했다. 둘째도 병원 다녀온 날, 약 먹고 저녁에 바로 좋아져서 장난도 치고 잠도 잘 잤다. 이런 상황이라 전혀 코로나라고 생각 못했다.
(아이들은 하루 이틀 아프고 지나가나 보다.) 지금도 주변에 온 가족 확진된 사례 들어보면, 밀접접촉자이거나 가족이 코로나 확진일 경우, 아이가 열나고 증상이 있어도 코로나 검사에서 당일에 양성으로 나오는 경우가 드물다. 격리 해제 전, 코로나 검사를 하면 양성을 나오는 경우가 참 많다. 아이들이 먼저 감기 기운처럼 앓고 지나가고 어른이 가장 마지막에 걸리는 경우가 더러 있어 조심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어쩌면.. 감기로 오인하고 코로나를 앓고 지나간 사람도 꽤 되지 않을까? 검사를 하지 않는 이상 모르고 약도 감기약으로 먹기도 하니까..
1월 14일, 40대 남편은 잔기침이 시작됐다. 열도 없고 잔기침만 아주 살짝 있어 병원 가서 약을 처방받았다.
1월 16일에 나는 근육통부터 시작되었다. 3일 전, 필라테스를 시작하고 3일 동안 정말 근육이 떨릴 정도로 운동을 갑자기 해서 운동 후유증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리고 다음 날 밤에 심한 오한, 인후통이 시작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다른 가족들은 가볍게 앓고 지나가서 겨울 목감기가 온 가족에게 지나가나 보다. 나만 제일 심한가 보네.'....
보통 우리가 아는 코로나는 열부터 난다고 하길래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1월 17일에 진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 갔더니 열(37.8)이 났다. 진료 거부를 당하고, 상급 병원을 찾아갔다. 대기가 길어져서 차라리 코로나 검사를 해서 음성으로 나오면 일반 병원 가서 수액이라도 맞아야지. 생각하던 찰나였다.
그렇게 집에서 쉬고 있는데 얼떨결에 같이 검사를 받았던 남편이 전화가 왔다.
"나 코로나 확진이래. 어쩌냐."...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나 나도 확진, 다음날 아이들이 확진!
<코로나 증상>
1월 16일 증상: 근육통
1월 17일 증상(확진): 근육통, 오한, 인후통, 가슴통증, 기침, 콧물, 가래, 흉통, 열(37.8)이 가장 나중에 발생(잠깐) (밤새 기침하느라 잠을 못 잠)
"목 따끔" -> "근육통, 식은땀, 오한" -> 발열(검사한 날 오전 잠깐 37.8도가량) -> 인후통, 기침
1월 19일 증상(4일 차): 인후통(찢어질 듯 건조-너무너무 아프다 목소리 나오지 않음.), 기침, 가래, 후각, 미각 상실
1월 20일(5일 차): 얼굴 염증, 코막힘, 나른한 기운, 아직 살짝 가래기
지금까지 잔기침 등의 증상이 남아있다. 한 달 이상 가다니....
지금은 다르지만, 우리 가족이 코로나에 확진되었을 때만 해도 보건소에서 약 처방 등을 해줬다. 먼저 보건소에서 보내준 약은 타세놀. 모드콜 s. 콜대원. 증상에 맞게 알아서 먹으면 된다.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은 하루 적정 용량이 있어서 계산해서 먹어야 한다. 아이용은 모드콜 시럽과 콜대원이었다. 우리 아이들 같은 경우, 확진된 후로 증상이 전혀 없었는데 이런 경우에는, 약은 안 먹여도 된다. 요즘 확진자 많아서 약 하나만 주기도 하고 그렇기 때문에 상비용으로 챙기면 좋을 듯하다.
의사와 비대면 문진을 통해 처방받은 약은 이렇다. 이 약을 복용하고 증세가 많이 완화되었다. 약과 비타민, 인후 스프레이 사용 후 목 통증은 많이 가라앉았다. 보건소에서 준 콜대원 약보다 더 센 게 코대원 포르테 시럽인듯하다. 비타민과 인후 스프레이는 가까이에 사시는 형님께서 병원에서 사다 주셨다. 비타민은 수용성이 더 흡수율이 좋다고 해서 리포좀 비타민 계열을 주문해서 먹었다.
한 가지 잘 생각해야 하는 건 재택치료 시 아이들에겐 편한 건 있지만, 가족 중 공무원이 있거나 유급휴가일 경우, 생활지원금 안 나온다. 친구의 경우, 둘째와 밀접접촉자로 자가 격리되면서 3명이 60만 원 나왔다고 한다. 하긴, 지금은 생활 치료소로 가기가 어렵다 하니... 집에서 재택치료 기간이 짧아지긴 했지만 우리 가족 같은 경우엔 총 12일 격리되면서 매일 집 밥해먹고, 베란다가 쓰레기장이 되었다. 음식물 쓰레기도 못 버리고.. 어흑
보험금 또한 재택치료 시에는 안 나오고, 병원이나 생활 치료소에 들어가면 입원비 나온다.
재택치료가 다 끝난 후, 허무하고 우울감, 억울함이 밀려올 수 있다. 그러면 심리상담도 가능하니 받는 것도 좋을듯하다. 코로나로 인해, 인간관계도 어그러지고 힘든 일들이 많이 생겨 개인적으로 마음이 더 힘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후유증. 귀가 먹먹하고 이명 증상이 계속 있어 이비인후과에서 검사했다. 오른쪽 귀에 청력이 좀 손상됐고, 압력의 문제가 생겼다. 재택치료 후 기침이 심했던 지라 얼마 전 폐 사진도 찍었는데 무언가 보이긴 하지만 괜찮다고 한다.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잔기침과 피로감이 있다. 조금만 움직여도 힘들고, 기침은 왜 이리 계속 나는지.... 어제 내원했던 한의원에 한의사분 말로는 "코로나가 정말 짜증 나는 게 오미크론 걸리면 델타 또 걸릴 수도 있고.."
으악!!! 한번 걸림 슈퍼 면역자 될지 알았더니ㅠㅠㅠㅠㅠ..
그래도.. 얼마 전 출근했다가 밀접접촉자가 되었는데 보건소에 문의하니, 검사 안 해도 된단다. 어차피 찌꺼기 남아서 양성 나올 테고, 6개월간은 코로나 걸릴 일 없다고 하셨다.... 지침이 또 달라지기도 하겠지만 우선은.
무엇보다, 주변에 코로나 확진된 지인이 있다면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건네라고 부탁하고 싶다. 나도 재택치료 시, 진짜 힘들고 우울했는데 지인들이 홍삼, 딸기, 배달음식 쿠폰 등 보내주니 너무 힘이 났다. 그래서 나 역시 코로나 확진 소식을 들으면 주변 지인들에게 쿠폰 하나씩 보내는 중이다.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요즘 시기에 누군가를 원망하기보다, 같은 마음으로 함께 해주면 어떨까. 코로나 확진되었을 때, 나 또한 피해자일 수 있지만 내 주변 지인에겐 내가 첫 시발자가 되다 보니 미안함에 마음이 철렁거렸던 게 제일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