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위험 구역

때에 따라 재가 되거나 빛이 되거나

by 심연천문대

사랑은 불이라고 정의했다.

불은 제어하지 못하면 위험하지만, 인간에게는 반드시 필요하다.

인류는 어떻게 불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게 되었을까.

그 과정엔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을 것이다.

언제나 꼭 필요한 건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사랑은 불이다.

적재적소에 사용되지 않으면 불은 언제나 위험하다.

추위에 지친 사람에게 작은 모닥불은 따뜻함을 넘어 안식이 되어준다.

외로움에 지친 이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안식을 얻는 것과 같다.


하지만 불이 있어서는 안 되는 곳이 있다.

예를 들어, 산속에 불이 났다고 상상해 보자.

그 불은 산불이 되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산불은 작은 불이 순식간에 커져 큰 불로 번지며 시작된다.

우리 역시 호기심이나 작은 호감으로 시작된 마음이, 어느새 사랑으로 번지는 순간을 자주 목격한다.


사람마다 사랑이 필요한 시기는 다르다.

여기 결혼이 급한 여자와, 아직 자신의 꿈을 위해 자리를 잡지 못한 남자가 있다.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면 안 되는 시기에 만났다.

그들은 알고 있었다.

마음속에서 싹트는 작은 불을 조심하지 않으면, 그 불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결국 둘 중 한 사람의 꿈을 앗아가 버릴지도 모른다는 것을.

그 사실을 아는 두 사람은, 불을 외면하고 끄기로 했다.

불은 붙이기도 어렵고, 유지하기도, 끄는 것조차 쉽지 않다.


30대가 되어보니 알게 되었다.

불이 필요한 시기가 같은 사람끼리 불이 붙는 건, 정말 기적 같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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