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두려워한 사랑
30대 중반의 연애는 20대 때처럼 단순하게 시작되지 않는다.
결혼이라는 보이지 않는 숙제가 있기 때문이다.
결혼이란 ‘현실’이라는 장애물을 사랑으로 뛰어넘어야 하는 게임이다.
하지만 30대는 그 게임의 시작 버튼조차 누르기 어렵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조차 점점 힘들어진다.
상처가 깊어질수록 마음은 점점 두꺼운 껍질을 만들어낸다.
이제는 설렘보다 상처가 먼저 떠오르고, 가능성보다 한계가 더 빨리 눈에 들어온다.
결혼적령기의 시간은 점점 빠르게 흐른다.
확실하지 않은 내 마음이 누군가의 인생을 지연시키는 일은 아닐까 두려워진다.
사랑이 곧 다른 이의 ‘기회비용’이 되었다.
그래서 사랑을 시작하기도 전에 ‘끝’을 먼저 떠올리며 주저한다.
가장 큰 딜레마는 결혼이란 제도에 내가 맞는 사람인지 결혼하기 전까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사랑해야만 할 수 있는 결혼을, 사랑을 시작하기도 전에 체념한다.
사랑은 감정으로 해야 하지만, 감정적이면 실패한다.
사랑은 마음으로 시작되지만, 결국 현실을 넘어야 완성된다.
결국 결혼을 하고 싶을 만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려면,
결혼을 포기할 각오가 있어야 만날 수 있다.
사랑은 결혼을 알지 못한다.
결혼은 사랑을 증명하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사랑으로 결혼을 이해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