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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온 Sep 07. 2018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한가지

심리극 디렉터의 시선으로

나는 살면서 사람들과 얼마나 만나고 헤어질까? 가장 가까이에는 가족들이 있다. 이들과의 관계는 내가 선택할 수 없다. 만남도 헤어짐도 선택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말 그대로 피로 맺어진 관계다. 학창시절에 만나지는 관계는 선생님과 친구, 선배, 후배다. 이때부턴 말 그대로 인연이다. 뜻하지 않게 만나게 된 사람들. 나라, 지역, 나이 때문에 연결되어 함께한다. 이때부터는 선호도(preference)에 따라 관계가 가깝거나 멀게 된다. '교육'이라는 제도권 아래 이해관계가 얽히면 더욱 관계는 복잡해진다. 누군가는 피라미드 계층처럼 자신의 아래에 있어야 하기에 관계보다 이해득실로 관계를 보기도 한다.  

사회에 나오면 관계망(network)은 더욱 복잡해진다. 기존에 맺어진 관계와 그 관계를 유지하려는 욕구가 충돌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치 가족을 부양하는 가장이 원치 않는 직장 인간관계를 적절히 유지하려는 모습도 이와 같지 않을까?


나의 네트워크망을 보자. 가족처럼 어쩔 수 없이 맺어진 관계를 제외하고 스스로 관계망을 중재하는 편이다. 오래된 직장을 그만두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인간관계망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사실이었다. 사실, 개인사업을 해도 직장 내에서 완벽히 관계망을 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의사 결정의 주도권은 나에게 있다라고 본다.


심리치료사인 '일자 샌드'는 자신의 저서 센서티브에서 말했다.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들(The Highly Sensitive People)’은 대개 까다롭고, 비사교적이고, 신경질적인 사람으로 여겨진다. 이런 사회적 압박과 시선 때문에 민감한 사람들은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인지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남들처럼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스트레스를 받고, 압박과 부담감을 이기지 못해 불안, 우울, 자살의 위험에 이르기도 한다."

나는 심리극 실천가로 살면서 알았다. 내가 얼마나 민감성이 높은 수준인지. 마인드온(Mind-ON)이란 브랜드 네임을 붙인 가장 큰 이유도 살면서 우리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선택할 수 있음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기질적으로 ‘민감함’은 "고쳐야 할 대상이 아니라 개발해야 할 대상이다."라고 일자 샌드가 말했다. 이처럼 스스로 적절한 경계를 만들면 좋겠다. 때로는 인간관계망처럼 조정하고 제안할 수 있는 것 만큼은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우리는 진정한 선택 안에서 삶을 주도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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