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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온 Sep 07. 2018

스타트업, 돈이 없다는 것은

스타트업의 목적이 돈이 아니라는 것에 대부분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나, 업을 가지려는 사람들은 왜 돈이 없어 일을 하지 못한다는 말이 나오는걸까? 나는 처음부터 돈이 없었다. 0에서 1을 만든다는 스타트업의 태도를 쉽게 이해했다. 국민학교 시절, 버스를 타면 20분 정도 가야하는 거리를 걸어야 했다. 보도 블록에 피어 있는 민들레, 코스모스, 잡초, 돌무더기가 눈에 흔히 들어왔다. 돌멩이가 발에 치일 때면 돌을 발로 찼다.  

태어나서 학창시절 내내 24번의 이사를 해야했다. 오랜 시간 동안 함께한 벗도 없었다. 전학을 가서 낯선 교실, 선생님, 친구들을 만날 때면 불안한 내색이 붉은 얼굴로 드러나곤 했다. “어떻게하면 빨리 친밀하게 가까워 질 수있을까?”국민학교 시절 자주 들었던 고민이었다. 학원이나 괴외는 어림도 없었다. 특히 산수가 꽝이 였다. 그래도 과제는 참 잘했다. 과제를 하기 위해 필요한건 ‘전과’였다. ‘전과’를 저렴하게 사기 위해 지금은 사라진 홍지서림 뒷길에 있던 중고서점에서 사장님과 협상전을 가졌다.


특별활동 시간에 보이스카우트를 하고 싶었다. 그 또한 할 수 없었다. 대신 집근처에 있는 산에 올라가 친구들과 나무를 타고 소리를 질렀다. 직접 아지트도 만들고 라면도 끓여먹었다. 근처 저수지 주변에 있는 낚시줄과 바늘을 이어 물고기를 잡았다. 중학교 시절, 차상위 계층이라는 꼬리표가 내내 붙어 있었다. 학교에 내는 돈을 면제 받기 위해 동사무소에 찾아가 서류를 준비해야했다. 교무실에 담당 선생님에게 내 처지를 직접 말해야 했다.

돈이 없어도 내가 원하는 것을 가지려면 어떻게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했었다. 나에게 없는 것에 주의(attention)를 기울이는 것이 아닌, 현재 가지고 있는것에 마음을 기울였다. 나의 자원이 무엇인지 주변 환경을 어떻게 조정하고 중재할 것인지가 중요했다. 나와 타인과의 관계에서 서로 원하는 것을 갖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경청하지 않으면 서로가 내주어도 좋은 영역을 알기 어렵다. 이 때 마음이 비어있지 않으면 채워지지 않는다. 나는 각자 상대에게 내어준 영역에서 새로운 가치가 일어나고 무엇인가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다.

돈이 없기 때문에 할 수 없다는 말은, 돈이 있어도 할 수 없다는 말과 같다.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사람은 없다. 우리는 삶의 경험과 환경을 조정, 중재하면서 오직 0에서 1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신의 삶은 이미 좋은 상태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스스로 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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