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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온 Sep 07. 2018

사람, 그 만남의 시작에서

심리극 디렉터의 시선으로

영화 더 클래스는 프랑스의 선생님과 중학생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학기 초에 선생님과 학생이 교실에서 만나는 순간이 가장 인상적이다. 선생님들은 서로 간담회와 과자 파티로서 인간관계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있었다. 반면, 학생들은 프랑수아 선생님이 복도에서 가벼운 인사와 이름표를 직접 만드는 것이 상호간에 공식적인 관계의 시작이었다. 발달심리학에서는 사람의 만남에는 접촉이 있다고 본다.


만남은 접촉이다.  

이 접촉과 관련된 흥미로운 실험이 있다. Harlow의 실험 새끼원숭이들에게 두 개의 어미가 있다. 먹이를 주는 어미와 포근함을 주는 어미가 있다. 새끼원숭이는 먹이를 주는 어미에게서는 먹이만 먹었고, 대부분의 시간은 포근함과 따뜻한 접촉을 할 수 있는 어미와 함께 지냈다. 이 실험이 프랑수아 선생님과 학생 관계에서 왜 흥미롭다 본걸까? 인간관계에서 접촉이 주는 의미는 ‘관계의 미숙함이 있을 때 낯선 상황에 놓이거나, 낯선 사람들과 만났을 때 애착대상에게 더 매달리고 접촉하고자 하는 것은 대상과의 애착관계를 통해 편안한 느낌을 회복하기 위해서이다.’라고 보고 있다. 


나는 학생들이 프랑수아 선생님에게 정서적 접촉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았다. 한 학생은 이름표를 만들라는 선생님의 말에 “우리 작년에 만났잖아요?”라고 말했다. 프랑수아 선생님은 “새로운 학생들이 있잖아.”라고 하며, 다시 이름표를 제작하라고 이야기했다. 이때 학생들의 정서적인 접촉의 요구로부터 프랑수아 선생님은 뒤로 물러난 모습처럼 보였다.


영화 속 학생인 에스말라다, 웨이, 쿰바는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다른 문화적 배경이지만, 같은 발달과정을 경험하고 있다고 보았다. 에릭 에릭슨 심리사회이론으로 보면 더 클래스의 청소년들은 정체감 대 역할혼란 시기로 볼 수 있다. 이 시기는 급격한 신체성장과 생리적 변화는 익숙하지 않는 성적 충동과 함께 자기 신체에 대해 새로운 느낌을 갖게 된다. 또한 상급학교와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 사회적 압력으로 여러 가지 역할을 생각하게 한다.



누구의 눈으로 보아야 할까?

이들의 삶을 은유적으로 보여준 장면이 있다. 에스말라다가 프랑수아 선생님의 요청으로 읽었던 안네의 일기가 있다. 그 일기로 보면 ‘학교’라는 환경(나치) 안에서 학생(안네)들은 저항과 문제행동처럼 보일 것이다. 안네(학생)가 작은 방에서 일기에 글(저항)을 남기듯이 말이다. 나치에게는 유대인인 안네가 숨어있는 적으로 보이겠지만, 안네는 그저 13살 소녀일 뿐이다.

2018년 5월 16일, 안네의 일기에서 숨어 있는 2페이지를 최신기술로 복원을 했다. 그 복원한 페이지에는 성장기 아이들 사이에서 있을 법한 성적인 성행위에 대한 묘사, 성매매 등에 대한 야한 농담으로 가득했다. 더클래스에서 보여진 청소년들의 행동은 세상의 눈과 학교 시스템의 눈에는 문제행동이지만, 발달심리학적인 관점으로 보면 전형적인 10대 청소년의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생각된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 준 것처럼 흩어져 있는 의자, 선생님과 학생이 서로 어우러져 운동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결국, 우리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다양성과 관계 안에서 서로가 원하는 것에 가까워 질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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