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너희를 처음 만났는데 벌써 여름이 되었어.
DEAR MY FRIENDS
처음 너희를 만난 게 엊그제 같은데 우리가 만난 지도 벌써 두 달이 되었어. 오월에 두 번, 유월에 한 번 그리고 이틀 전 토요일에 우리가 함께 시간을 보냈어. 나는 아직도 그 시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떨려. 그리고 우리의 시간들을 떠올리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와.
우리 어른 친구들은 너희를 만나는 토요일이면 그 어느 때보다 부지런을 떨며 꽃단장을 하고 집을 나서. 참 신기한 일이야. 밥 먹는 일도 귀찮아하는 내가 너희를 만나는 날이면 몇 시간 전부터 잠에서 깨어 무얼 입을지 고민을 해. 아마도 너희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고 또 잘 보이고 싶어서 그런가 봐.
첫 만남 때 우리 어른 친구들은 사실 긴장을 조금 했어. 생각이 많았던 것 같아. ‘어떻게 하면 너희와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와 같은 고민들을 많이 했던 것 같아.
그런데 우리가 고민하고 걱정했던 것과 달리 첫 만남은 감동 그 자체였어. 너희가 먼저 우리에게 친근하게 다가와주었어. 눈을 맞추고 서로의 별명을 불러주며 우리는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 것 같아.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 너희와 어른 친구들이 동그랗게 둘러앉아 간식을 먹으며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됐는데 마음이 뜨거워졌어. 그냥 그 모습이 너무 예뻤어. 그 모습을 내 마음에 담고 싶었어. 그래서 한참을 바라봤던 것 같아.
첫 만남은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 조금씩 천천히 말이야. 해리가 준비한 프로그램을 하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또 유쾌하게 서로를 알아갈 수 있었어.
그리고 두 번째 만남이 이어졌어. 이 날 우리는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보드게임을 하게 되었어. 생각보다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며 서로를 알아갈 수 있었어. 나는 그 어느 때보다 게임을 열심히 했던 것 같아. 내가 제일 신나 보였대. 너희와 함께 하니 내가 더 밝아지고 있어. 참 고마운 일이야.
세 번째 만남은 나에게 조금 더 특별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 어른 친구 얼굴에 자신의 감정을 메이크업을 통해 표현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었지.
나를 선택해준 한 친구(여, 중3)는 첫 만남부터 나를 특별하게 바라봐줬어. 친근하게 먼저 다가와 주기도 했고 칭찬을 해주었어. 그 친구의 칭찬이 나를 춤추게 했어. 사실 나 어깨가 으쓱했어. 칭찬은 참 좋은 것 이란 걸 다시 한번 느꼈어.
나를 특별하게 바라봐 줘서, 그 예쁜 눈으로 나를 향해 웃어줘서 너무 고마워.
그 친구는 내 얼굴에 메이크업을 해주고 싶다고 했고 자신이 읽은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을 그려주었어. 나를 너무 멋지게 만들어줘서 놀랐어. 그리고 아주 만족스러웠어. 멋있었거든.
내가 또 감동을 받은 부분은 이 친구가 메이크업을 하며 나를 계속 배려했다는 거야. “혹시 아프지 않아요?”라던가 “아프면 꼭 말해요! 더 살살 그릴게요!” 등의 말을 하며 나를 많이 배려해주었어. 나는 이 날 정말 이 친구의 섬세함을 발견할 수 있었고 오고 가는 훈훈한 대화 속에서 우리는 한 뼘 더 가까워질 수 있었어.
엊그제 다녀온 네 번째 만남 역시 정말 따뜻한 시간이었어. 우리 사이가 더 친밀해졌는지 우리와 함께할 때 너희들의 웃음과 표현이 더 많아진 것 같았어. 더 활발해진 너희를 보며 나는 괜히 기분이 더 좋아졌어. 그냥 너희들의 그 웃음이, 너희들의 밝고 맑은 웃음이 나는 너무 좋았어.
우리 남은 회기도 잘해보자.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서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행복하자. 그리고 우리 나중에 더 어른이 되어도 서로 잊지 않으면 좋겠어. 너희 기억 속에 우리가 희미하게라도 남아 있으면 정말 좋을 것 같아. 우리도 너희를 아주 예쁘고 사랑스러운 친구들로 기억할게.
다음 회기 때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자. 사랑해! 정말! 많이! 벌써 보고 싶다.
from Elly
<어른 친구들과 아이들이 함께 한 시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