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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Dec 18. 2023

25. 나와 잘 맞는 사람과 맞지 않는 사람

: [서평 25] 언젠가 완벽한 너를 만난다면(도시모리 아키라)

  도시모리 아키라 작가의 ‘언젠가 완벽한 너를 만난다면’은 여자 고등학생의 연애 이야기이다. 여자 사람의 연애 이야기도 공감하기 어려운데, 특별히 고등학생이고, 또 일반적인 사랑 이야기가 아닌 동성끼리의 사랑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 감정을 이해하기 매우 어려웠다. 도서관 신작코너에서 아무 책이나 손에 잡히는 걸 읽는 나의 독서 행태에서 제목만으로 나의 관심사와 잘 매칭되는 책을 찾길 바라는 것이 너무 요행을 바라는 것 일수 있으나, 우선 읽기 시작했으니 끝까지 읽었다. 


  책의 소재인 동성애 등 약간 민감한 사항에 대해 언급하긴 어려울 것 같다.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일 뿐 아니라, 그것에 관해 심도 있게 고민해 본 적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나와 잘 맞는 사람과 잘 맞지 않는 사람이 처음부터 존재하는지에 관한 나의 생각을 적어보기로 한다. 책의 주인공은 성별을 떠나서 자신만을 온전히 이해해 줄 수 있고 모든 것을 만족시켜 주는 완벽한 상대를 만나길 소원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실제로 존재할지에 대해 고민했으며, 완벽하다고 생각되지 않더라도 우선 만남을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여러 상처를 받기도 한다.


  나는 완벽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는 맞는 사람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느 정도 맞는 사람이 완벽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상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맞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노력하면 어느 정도 맞는 사람까지는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고도 본다. 학교생활, 회사생활을 하며 좋은 친구들, 좋은 스승님, 좋은 상사 등 만나는 모든 사람이 좋았다. 내가 나랑 맞는 사람만 찾아가서 좋은 사람만 남았다고 할 수 있겠으나, 회사는 내가 선택할 수 없는데, 그 사실이 흥미롭다. 한번 그런 이야기를 선배에게 했더니, 그 선배님이 하신 말씀이 “네가 그 위치에서 열심히 하고, 상대방에게 맞추려고 노력하는데, 안 좋은 상사가 어디 있겠냐?”라고 말씀하셨다. 그때 든 생각은 인간관계는 모두 상대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론은 지금 회사생활에서 특정 상사, 동료와의 관계가 어렵다면 그 책임의 절반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이다. 내가 상대방에게 잘하는데, 상대방이 이유 없이 날 싫어할 이유가 없다. 왜 나만 무조건 노력하고 맞춰야 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겪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관계가 안 좋을 때 상사보다는 아랫사람이 훨씬 더 힘들다. 결국 나를 위해서 내가 덜 힘들기 위해서 상대방에게 맞춰야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변화는 순식간에 찾아온다. 한번 팀장이 영원한 팀장 일 수 없고, 나 역시 다른 팀에 또는 다른 부서에 발령받을 수 있다. 지금의 어려움이 영원한 것처럼 좌절할 필요가 전혀 없다. 


  나의 행동의 신념을 굽히기 힘들다면 그래도 연기하는 게 효율적이다. 정말로 나의 생각, 행동이 옳다고 할지라도 상사의 행동을 바꾸는 것은 세상을 바꾸는 것만큼 힘든 일이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 상대가 있다면 그냥 그의 뜻에 따르는 것이 나의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상대방을 진심으로 위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결론은 힘들더라도 연기하고, 나아가 진심으로 그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으로 대할 때 직장 내 관계 어려움이 해소될 수 있다. 


  친구 K는 만나면 항상 직장과 직장 상사에 대한 욕을 했다. 한참 그 이야기를 듣다가 친구 K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 지적을 했다. 그러니 친구 K는 더 열불을 내며 상사의 리더십의 부재가 원인이라고 말했다. 왜 자기 개성을 이해해 주지 못하냐는 것이 요지였다. 왜 자신만 맞춰야 하냐고 내게 따지듯 물었다. 나는 그걸 K의 성숙하지 못함이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작 내가 회사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 그와 똑같은 취지의 말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나는 K가 미성숙했다고 생각했다. 직장에 적응하지 못하는 개인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편견을 가지고 그 친구를 대했다. 진정한 이해 없이 편견을 가지고 대하는 걸 K도 아마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친구는 그나마 날 이해해 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그걸 깨달은 어느 날 내가 K에게 말했다. 내가 너를 편견을 가지고 대했던 것 같다 그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K는 웃으면서 자신도 느끼고 있었지만 굳이 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혹시 자신도 나에게 실수한 부분이 있는지 물었다. K는 나보다 훨씬 더 성숙한 사람이었다. 내가 또 이런 나에게 완벽한 친구를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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